블로그·커뮤니티 호평 매출 상승…파급력, 스타마케팅·TV광고 효과 추월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여성 소비자들의 화장품 쇼핑 습관이 바뀌고 있다.

과거 화장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판매원 설명이나 제품 광고를 통해 전달되는 일방적인 정보에만 의존한 채 제품을 구입했다.

하지만 최근 소비자들은 능동적으로 제품 성분을 꼼꼼히 확인하고 인터넷 커뮤니티나 블로그의 추천 리뷰를 살펴본 뒤 구매를 결정하는 등 입소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최근 ‘훈훈한 여성들의 생활정보’을 줄여 부르는 ‘훈녀생정’이라는 단어가 유행할 정도로 소비자, 특히 여성 소비자들은 자신들만의 커뮤니티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예뻐지기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 및 특정 제품 정보ㆍ리뷰를 공유하는 문화를 견고히 이루고 있다.

또한, 그 안에서 파생되는 입소문의 위력은 때로는 그 어떤 스타 마케팅·TV 광고보다 더 막강한 파급력을 갖는다.

더샘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명세를 떨치며 입소문 수혜를 톡톡히 봤다.

▲ 더샘 '힐링 티 가든 그린티 클렌징 워터'

지난 9월 더샘은 자사 제품 중 '힐링 티 가든 그린티 클렌징 워터'의 매출이 올 초보다 25배 상승했다고 밝혔다. 별도의 광고나 홍보 활동 없이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입소문과 후기만으로 매출이 갑자기 급상승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는 것이 업체 측 입장이다.

실제로 더샘 '클렌징 워터'는 뷰티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에서 합리적 가격과 우수한 제품력을 갖췄다는 호평을 받은 뒤,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성비 대박’ 제품이라는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해 순식간에 더샘의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등극했다.

이니스프리의 ‘노세범 미네랄 파우더’ 역시 입소문을 통해 지성 피부를 소유한 여성들의 필수 제품으로 떠오른 뒤 수년 째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노세범 미네랄 파우더는 제주 미네랄과 민트 성분을 함유한 백색 파우더로 피지 흡수와 조절 기능이 강력해 하루 종일 보송보송한 상태를 유지시켜 준다는 의미로 ‘기름종이 파우더’, ‘마법의 가루’라는 별명이 붙었다.

특히, 아침에 머리 감지 못했을 경우 앞머리에 두들기면 유분기를 잡아주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남성들은 모르는 여성들의 고충을 해결해 주며 큰 호응을 얻었다.

노세범 미네랄 파우더는 케이블 뷰티 프로그램에 소개 된 이후로 입소문이 더욱 확산 돼 몇몇 매장에서는 품절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수딩 앤 모이스처 알로에베라 92% 수딩젤’은 입소문의 역사가 깊다. 2009년 7월 처음 출시 된 수딩젤은 애초에 여름 한정 기획상품으로 출시된 제품이었다,

▲ 네이처리퍼블릭 '수딩 앤 모이스처 알로에베라 92% 수딩젤'

출시 이후 용량·가격·효과 세 가지 요소를 모두 만족시켜 소비자들 사이에서 ‘짐승젤’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된 수딩젤은 입소문을 끌며 온·오프라인에서 수십 여 차례 품절 사태를 기록했다.

예상외의 선전에 놀란 업체 측은 해당 제품을 단종하지 않고 정규 품목으로 계속 생산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이후 수딩젤은 현재까지 3000만 개 이상 판매됐으며, 지난 6월에는 중국 최대 온라인 마켓 T몰 화장품 이벤트 행사에서 당일 하루 동안 10만 개가 팔려 판매 1위를 기록 했을 정도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어쩌면 반짝 기획상품으로 끝났을지 모를 한 제품의 운명이 제품력을 바탕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것이 계기가 돼,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매출을 창출하는 ‘효자 상품’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CNP코스메틱스 역시 자사 차앤박화장품의 비타민C앰플·프로폴리스꿀팩등의 효과가 크게 뛰어난 것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급성장, 최근 LG생활건강이 이 회사 지분 86%를 인수하는 단초가 됐다.

이러한 입소문 효과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입소문이 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다른 제품까지 체험해 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품 하나의 인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브랜드 내 다른 제품까지 긍정적 영향을 끼치며 전체 매출이 오를 정도로 입소문의 위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제품력이 우수하다면 과도한 마케팅 투자나 할인 경쟁 없이도 현명한 소비자들이 먼저 자연스럽게 알아보고 제품을 찾게 돼 있다”며, “몸값 비싼 연예인들을 이용해 광고에만 집중하는 것 보다는 제품 자체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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