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점주에 의해 관리…아르바이트 직원 "보건증 필요없어요"

[컨슈머치 = 김예솔 기자] 최근 편의점 자체 매장에서 굽고 튀기고 쪄서 판매하는 직접 조리식품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식품에 대한 위생 관리 실태를 놓고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경기악화로 소매업 전반이 어려움을 겪은데 반해 편의점 업계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직접 조리 식품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편의점 시장 총 매출 규모는 전년대비 7.0%가량 성장한 13조7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편의점의 효자상품은 단연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즉석조리 식품이다. 최근에는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는 단순 즉석조리 식품에서 벗어나 각 점포에서 직접 굽고 튀기고 쪄서 판매하는 직접조리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핫 푸드’ 점포를 운영하며 치킨, 베이커리 등을 직접 조리해 판매한다. 직접조리식품 품목 수는 치킨 약 10종, 베이커리 약 40종 등 약 50개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세븐일레븐 측은 “직접조리식품은 전점에서 운영하는 것이 아닌 조리 기구를 구비한 점포에 한해 진행하기 때문에 전체 매출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며 “운영 점포를 기준으로 전체 매출 중 치킨 1.5%, 베이커리 1.3%의 매출을 보인다”라고 밝혔다.

CU는 피자와 튀김류, 계절에 따라 아이스커피, 군고구마, 호빵 등을 판매하고 있다.

CU 관계자는 “베이커리 특화점과 튀김 특화점은 전체매장의 절반 정도”라며 “전체 매출 비중으로 봤을 땐 매출이 1%~2%정도다”라고 전했다.

전체 매장 수에 비해 직접조리식품 특화점 수가 많지 않아 전체 매출의 1%~2%에 불과하지만 세븐일레븐과 CU 등 편의점 업계는 특화점 운영을 늘리는 추세다.

CU는 지난 7월 매장에서 오븐에 직접 구워 판매하는 피자를 출시한 뒤 연내 전국 700여 점포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미니스톱은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이 결합된 콤보스토아를 운영한다. 직접조리식품은 소프트크림이 대표적이며 그 외에 버거, 치킨, 커피 등이 있다. 콤보스토아는 전점에서 운영 중이며 품목 수는 약 30~40개에 이른다.

편의점 내에서 별도의 조리 과정을 거쳐 판매되는 직접조리식품은 위생관리가 중요하다. 소비자들은 언제 어떻게 조리되고 관리되는지 궁금하다.

   
▲ 편의점 내 커피머신(좌), 튀김기기(우)

직접조리식품 위생관리 및 운영에 대해 세븐일레븐은 “근무자의 보건증 보유는 필수이며 점포 적용 시 본사 담당자가 점포에 직접 방문해 운영 및 청결 관리 교육을 실시한다”며 “운영ㆍ청결ㆍ조리 매뉴얼 책자 전달과 동영상 자료 공유 등의 활동도 함께 진행 된다”고 밝혔다.

CU 측은 “품질관리 담당부서에서 위생관리 메뉴얼을 통해 점포 교육을 실시하며 위생 체크 리스트를 작성해 점검한다”며 “위생교육은 본사차원에서 진행하며 영업담당이 주기적으로 해당 점포를 관리한다”고 전했다.

미니스톱 측은 “위생관리는 철저하게 한다”며 “매월 한 주를 아예 위생주간으로 잡아 점포를 관리하는 영업 관리 사원들이 판매활동을 없이 위생관리 활동만 한다”고 답했다.

직접조리식품을 운영하는 업체 모두 위생에 대한 관리와 교육이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학생 박모(22세)씨가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근무하는 서울 중구의 한 편의점에서는 호빵과 치킨 등의 튀김류를 판매하고 있다.

즉석조리식품에 대해 묻자 “치킨 같은 튀김류는 점장이 직접 튀기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조리되는지 자세히는 모른다”며 “호빵 같은 경우는 제품이 다 팔리면 새 제품을 뜯어 채워 넣는다”고 전했다.

또한 “일하는 시간 외에 관리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알 수 없고 다음 아르바이트생에게 제품에 유통기한을 따로 전달하지는 않는다”며 건강진단 결과서(보건증) 여부에 대해선 “편의점은 보건증이 필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건강진단 결과서(보건증)는 일반 음식점, 휴게 음식점 등 음식과 관련된 업종에서 음식을 다루는데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건강 증명서이다. 이를 통해 음식의 위생을 관리하는데 이상이 없는 사람인지를 판단한다.

CU 측은 건강진단 결과서와 관련해 "휴게 음식점으로 면허를 받기 위해선 건강진단 결과서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점주는 당연히 건강진단 결과서를 갖고 있다"며 "베이커리나 조리가 익숙하지 않은 스태프 대신 점주가 주로 조리 하며 일부 시간대에 따라 직접 조리하는 스태프는 건강진단 결과서를 받을 수 있도록 관리 한다"고 밝혔다.

직접 조리하지 않고 판매만 하는 스태프의 경우 건강진단 결과서의 유무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인 아르바이트 업종으로 꼽히는 편의점은 그만큼 아르바이트 직원에 의해 관리되는 시간이 많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직접조리식품을 관리하는 아르바이트 직원들에 대한 위생관리는 철저히 이뤄지고 있는지 아직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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