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사외이사 선임 공시 라 전 회장 '치매 이유' 법원출석 거부 전력

   
 

[컨슈머치 = 임경오 기자] 지난해 한 원로방송인이 "BMW를 애용한다"라는 말을 써서 젊은 층에서 큰 화제가 됐다.

여기서 말하는 BMW란 수입차 브랜드가 아닌 대중교통 타기와 걷기를 말한다.

B는 Bus, M은 Metro, W는 Walking의 첫자인 것이다.

이 원로 방송인은 BMW를 철저히 실천, 지하철을 이용하는 모습이 잡히기도 해 이래저래 노소남녀를 막론하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 방송인은 다름 아닌 송해(본명 송복희)다. 1927년 4월생으로 미국식 나이 계산법으론 87세이지만 한국식 나이 계산법으로 하면 89세다. 그러나 워낙 젊고 건강하게 사시는 분이니 옹이란 말도 붙이기가 꺼려질 정도다.

송해는 지금도 방송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 은행 모델로 발탁돼 매출성장에 크게 기여하기도 해 여러모로 뉴스를 탔다.

100세 시대를 앞두고 송해 보다 11년이나 어린 신한금융 라응찬 전 회장이 7명밖에 안되는 농심홀딩스 사외이사중 한 사람으로 선임이 결정됐다고 해서 나이론 문제될 것은 없겠다.

그러나 현실은 농심홀딩스가 라 전 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겠다고 공시했다가 여론의 집중포화로 라 전 회장이 자진 사퇴의사를 밝히는 사태가 4일인 금일 벌어졌다.

라 전 회장은 2010년 신한사태 당시 재판부가 검찰 쪽 증인으로 세 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신한은행 사건에 따른 충격으로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치료 중"이라며 참석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서서히 발병,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경과가 특징이며 초기에는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에서 문제를 보이다가 병이 진행되면서 언어기능이나 판단력 등 다른 여러 인지기능의 이상을 동반하게 되고 급기야 모든 일상 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병이다.

말기 환자의 경우 신경학적 증상과 기타 신체적 합병증이 되어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며 대소변 실금, 욕창, 폐렴, 요로 감염 등의 합병증으로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딱한 것은 이 병의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으며 다만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는 약물이 임상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를 쓰면 6개월에서 2년정도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무튼 이 병의 치료법은 없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만 된다는게 의학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치매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국내 한 대학병원은 "알츠하이머 진단 후 5년 가까이 지나 예후가 좋아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혈관성 치매의 경우 혹 나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알츠하이머 환자의 증상이 나아질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단언했다.

의학계에서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증상이 좋아졌다면 애초에 진단이 잘못된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 알츠하이머 환자를 조직내 특정자리에 앉혔다면 그 자리가 별 볼일이 없이 상징성만 필요하거나, 아니면 알츠하이머병이 다 나았거나, 이도 저도 아니라면 처음부터 알츠하이머병이 아니었다는 가정중 하나일 것이다.

사외이사는 회사의 경영진에 속하지 않는 이사로서 대주주와 관련없는 외부인사를 이사회에 참가시켜 대주주의 독단경영과 전횡을 사전에 차단하는 제도이니 별볼일 없긴 커녕 매우 중차대한 자리이니 첫번째 가정은 제외하겠다.

알츠하이머병은 진행은 늦출수는 있어도 완치가 없다는게 의학계 정설이니 두번째 가정도 말이 안된다.

결국 라응찬 전 회장이 증인 출석 거부를 위해 거짓말한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물론 기적이 없으란 법은 없겠지만….

지난해 10월에도 참여연대는 "2010년 ‘신한사태’ 당시 라 전 회장이 비리 의혹을 감추고 신상훈 당시 신한지주회사 사장을 몰아내고자 조직적으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법원의 판단이 남아있다.

법원은 라 전 회장이 끈질기에 알츠하이머를 거론하면서 증인출석을 거부한 만큼 알츠하이머병 여부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농심 측으로부터 라 전회장을 농심홀딩스 사외이사에 앉히게 된 과정과 배경을 알아내야 한다. 

농심이 정신 나가지 않는한 진행성 치매환자를 사외이사에 앉히려고 하진 않았을 것임이 불문가지이기 때문이다.

라 전회장의 사외이사 선정에는 오너의 결심이 없으면 안될 것으로 보이므로 오너 일가 중 한명을 증인으로 불러서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

라 전회장을 사외이사로 앉히려고 했다면 최소한 오너 일가는 어느 정도 라 전회장의 상태에 대해서 소상히 알고 있을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심문 결과 라 전회장이 법정에서 거짓말을 했다면 위증죄 혐의에서 벗어날수 없음은 물론이다.

임경오 컨슈머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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