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임경오 기자]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또 한명의 의료소비자가 사망을 했다.

2일 도하 언론보도에 의하면 의료사고를 낸 성형외과는 강남 도산대로에 있는 ㄹ클리닉으로 해당 압구정점을 포함, 전국에 5개 체인이 있는 병원이다.

이 의료 소비자는 지방이식 수술을 받은 후 패혈성 쇼크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형외과에서 수술이나 시술을 받은 후 사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유명 연예인의 가족이 운영하는 강남의 성형외과에서 사망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사역 인근 성형외과와 수도권 외 지역에서 등 사망사례가 계속 이어졌다.

사망까진 아니더라도 후유증으로 인해 죽지 못해 사는 의료 소비자들도 부지기수다

본지에 제보된 성형불만 사례도 창간 후 3년간 300건 안팎에 이르고 있으니 1년에 100건씩 제보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제품과 달리 성형 불만은 한 사람의 인생이 송두리째 달려있다는 점에서 성형 소비자 사망 사건을 계기로 대한민국 성형외과가 만연하고 있는 풍조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수 없다.

뻔한 얘기이겠지만 우선 대한민국의 외모지상주의와 이로 인한 폐해를 지적할수 있겠다.

다른 업계 얘기지만 비행 승무원만 해도 미주나 유럽 등 항공기의 경우 나이가 많거나 외모적으로 별 특징이 없는(?) 여승무원이 많다.

한국의 경우 거의 모든 항공사가 가급적이면 젊고 예쁜 여성들을 승무원으로 우선 채용하는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물론 채용공고문에 외모를 기준으로 하게 된다는 내용을 실으면 노동법규 위반이니 대놓고 표현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선발과정에서 외모가 우선시 되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취직뿐만 아니라 결혼을 비롯 사회 각 부문에서 외모가 선택의 중요 기준이 되는게 현실이다.

이러다보니 많은 젊은이들은 성형수술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게 사실이다.

이제 방송이나 신문 등에서 꽃미남ㆍ귀요미 등의 이런 용어들이 사라져야 하고 각급 조직의 인사 담당자는 외모 아닌, 경력과 능력만을 우선시하는 풍조 확립에 앞장서야 한다.

결혼 당사자도 배우자의 외모 효과는 기껏해야 3년이지만 좋은 성격은 30년 이상 사람을 잡아당긴다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두번째로 외모지상주의에 편승한 성형외과의 도넘는 마케팅도 문제다.

대중교통인 지하철ㆍ버스ㆍ택시는 물론 길거리에서조차 성형외과들의 광고물이 넘치고 있다. 압구정역 3, 4번 출구에는 성형외과 광고들로 도배가 돼 있으며 심지어는 한 성형외과의 광고가 한 지하철역 이동통로 수십미터나 이어지기도 했다.

의료관광이라는 희한한 관광 명목 아래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소비자들이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브로커들은 불법적인 돈을 벌기도 하며 일부 성형외과는 돈이 되는 외국 소비자를 잡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당장이야 외화를 많이 벌겠지만 결국은 성형 부작용만큼이나 국가 이미지 손상도 불보듯하며 이는 소탐대실의 전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해 말 중국은 한국에서 수술받은 자국 국민이 사망하는 사례가 벌어지자 온 나라가 시끄럽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상당히 실추됐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수 있다.

보다못한 보건복지부는 지난 11일 '수술 환자 권리보호 및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 무분별한 광고에 대해 제동을 걸겠다고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성형수술 전후 사진을 비교하는 ‘비포 앤드 애프터(Before and After)’ 광고를 할 수 없게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며 또한‘쇼닥터’(방송활동 등을 활발하게 하는 의사)가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홍보하는 것도 금지키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또 연예인 사진·영상을 사용하거나 환자의 치료경험담을 이용한 광고도 금지시키기로 했다. 지하철이나 버스 내부, 영화관 등에 광고할 때 의무적으로 사전심의를 받게 할 계획이다.

세번째론 잦은 수술은 안일함을 부르고 이는 안전불감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번 ㄹ클리닉의 소비자의 사망원인이 수술도중 감염인지 아니면 의료소비자가 부주의로 감염이 이뤄졌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만의 하나 지난해 신사역 인근 한 J성형외과의 수술실 생일빵 및 셀카 사태에서 보듯이 성형외과 업계 전반에 안전소홀의식이 퍼져있다고 가정한다면 이 역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네번째로 성형을 부추기는 방송계도 자숙할 필요가 있다.

케이블 방송이나 종편을 중심으로 많은 프로그램들이 성형수술 전과 성형수술 후 변신 모습을 잇따라 방영하고 있다.

사실 이같은 변신 전후 방송은 성형외과 광고의 비포앤드애프터와 다를바가 뭐가 있겠는가.

시청자들은 수천만원 비용에 버금가는 수술과 시술을 받고 변신한 사람들을 보면서 열광하고 따라 하려 한다.

이젠 방송에서 술광고 금지시키듯 성형프로그램 방영을 금지시키거나 꼭 필요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성형하는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

강남에 가면 아까 봤던 여자가 또 지나가는 현상을 심심치않게 볼수 있다. 성형으로 눈매나 콧날이라든지 얼굴 윤곽이 비슷해졌기 때문이다.

나만의 개성이 귀한 대접을 받고 각자의 특색으로 전체가 함께 발전하는 사회를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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