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청소기 택배사 수거로 장시간 기다려야…보증기간 불구 유상수리 언급도

[컨슈머치 = 고준희 기자] 강남구에 사는 A씨는 청소기가 고장나 열흘 넘게 집안을 손으로 쓸고 닦는 황당한 경험을 해야 했다.

   
▲ A씨가 구입한지 6개월만에 작동이 멈춘 한경희생활과학 무선청소기.

A씨는 지난해 8월 인터넷을 통해 한경희생활과학 무선청소기(모델명 VS700·사진)를 구입했다.

유선청소기에 비해 청소가 간편하다는 점때문에 무선청소기를 구입했지만 청소기를 구입한지 6개월만에 작동이 멈췄다.

고장난 날짜가 하필이면 설 연휴기간인 2월 19일인 목요일이었다. 기대를 하지 않으면서도 평소같으면 평일이었을 20일(금요일) 전화(☎1577-3555)를 했지만 역시나 휴무여서 접수가 되지 않았다.

A씨는 ARS  멘트대로 온라인 홈페이지에 고장 접수를 했지만 한경희생활과학으로부터 연락온 것은 그 다음주 월요일인 23일이었다.

회사측은 이날 무선 청소기는 AS기사 방문 수리는 되지 않으며 소비자가 직접 금천구 가산동 본사로 오거나 회사측이 보내온 택배기사를 통해 수거하고 배송하는 방식으로 AS가 가능하다고 했다.

물론 커다란 무선청소기의 포장은 소비자 몫이었다. 제품 포장을 잘못해 택배 배송시 파손되면 A씨가 책임을 져야할 판이었다.

게다가 A씨는 수리에 드는 기간을 듣고 식겁했다. 7~10일정도 걸린다고 했다. A씨는 이미 5일이나 청소기 없이 지내 매우 불편했기 때문에 최대 열흘 기다리는 것은 어려웠다.

무엇보다 택배기사가 월요일 당일도 아니고 이틀 뒤인 수요일쯤 수거하러 온다는 얘기를 들으니 정나미가 뚝떨어졌다. 

A씨는 결국 직접 찾아가기로 결정했으나 토요일은 접수를 하지 않으니 평일에 찾아가야 했는데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A씨는 며칠 미루다 그 다음주 화요일인 3월3일이 돼서야 드디어 한경희생활과학 본사를 찾았다.

AS센터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쉽게 찾지 못해 잠시 헤맨후에야 수리를 맡길수 있었다.

접수직원은 수리에 30분 정도가 걸린다고 했다. 30여분 후 접수직원은 A씨에게 헤드부분에 머리카락이 감기면서 고장난 것이니 부품을 통째로 다 갈 경우 상당한 비용이 발생될수 있다고 알려줬다.

A씨는 품질보증기간인데다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가운데 머리카락이 감긴건데 비용청구가 말이 되느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실제로 공정위 고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는 정상적인 사용상태에서 고장이 날 경우 청소기의 무상보증수리기간은 1년이며 이 기간중에 수리에 드는 비용 역시 사업자 부담이다.

아무튼 1시간이 지난후 수리가 끝났으며 AS직원은 A씨의 항의 때문인지 수리비용은 받지 않았다. 수리소요시간은 AS직원이 말한 30분보다 배이상 걸려서 끝난 셈.

A씨는 "고장난지 거의 2주일동안 청소를 제대로 못해 불편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면서 "중소기업 제품이란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택배사를 통한 수거방식의 경우 최대 12일 걸리는 AS기간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최근의 소비 트렌드는 품질이나 가격도 중요하지만 AS를 얼마나 신속하게 해내느냐도 중요하다는게 A씨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한경희생활과학의 한 관계자는 "사무직 100여명의 중소기업이 전국 각지에 AS센터를 세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AS기간 단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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