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뷰티·유통 등 적극 활용…본격 개봉 앞두고 CGV는 암표 경계령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의 국내 개봉과 맞물려 업계 불문 수 많은 기업들이 어벤져스를 활용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어벤져스2'의 실시간 예매율(오전 9시 기준)은 96.0%다. 예매 매출액은 91억 원, 예매 관객수는 92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역대 최고였던 '트랜스포머3'의 94%를 뛰어넘는 수치다.

이처럼 높은 인기를 입증하듯 국내 시장에 어벤져스 상품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어벤져스 관람을 위해 암표 거래까지 성행하고 있다.

▶국내 업계, 식품부터 뷰티까지 어벤져스로 소비자 지갑 '활짝'

먼저 식품업계에 어벤져스 제품 출시가 잇따랐다. 배스킨라빈스는 ‘4월 이달의 맛’으로 히어로를 상징하는 아이콘 콘셉트의 어벤져스 아이스크림과 어벤져스 케이크를 출시했다.  

   
▲ 배스킨라빈스 '어벤져스 케이크', 빙그레 '더위사냥' (왼쪽부터)

지난해 겨울왕국 캐릭터를 활용한 리패키지 상품으로 재미를 본 빙그레는 이번엔 ‘더위사냥’ 겉포장에 캡틴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을 이용했다.

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고 있는 비알코리아 성기안 과장은 “전년도 '이달의 맛'과 비교했을 때 아이스크림 매출이 39% 늘었다. 어벤져스 케이크는 일반 아이스크림 케이크 평균 판매량과 비교해 약 70% 정도 증가했다”며 “두 제품의 반응이 워낙 좋아 원래는 한 달 정도 운영하고 끝나는 시스템이지만 이례적으로 연장 판매가 결정됐다. 어벤져스 케이크는 최소한 다음달 말까지 운영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등 해외에서 어벤져스 시리즈 원작 업체인 마블코믹스 등과 함께 다양한 공동 마케팅 활동을 진행해 온 삼성전자 역시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17일 열린 출연진 방한 행사 후원에 나서며 영화 속에 등장한 갤럭시S6 콘셉트 제품과 어벤져스 캐릭터를 적용한 후면 커버 등을 전시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에 나선 것.

   
▲ 삼성전자 갤럭시S6 '어벤져스' 내한행사 참여(상), 라네즈옴므 '어벤져스 콜라보'(하)

히어로물과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뷰티·패션 업계도 어벤져스 마케팅이 한창이다. 라네즈옴므는 ‘어벤져스 히어로들의 피부 관리법’이라는 타이틀로 5월 한정 어벤져스 콜라보 제품을 출시하고 예약 판매를 시작했으며, 패션브랜드 닥터마틴은 샌들 구매 고객 1,000명에게 어벤져스 영화 예매권을 증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봉 전부터 어벤져스의 위력을 실감 중이다. 식음료, 의류, 뷰티, 유통 등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상품과 마케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아이들 뿐 아니라 구매력이 높은 성인들까지 관심을 가지는 영화인만큼 현재 어벤져스 관련 상품을 출시하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이 업계에 팽배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돌아온 <어벤져스>에 힘겨웠던 유통계도 '들썩'

온‧오프라인 유통업계도 때를 놓치지 않고 어벤져스 마케팅에 동참 중이다.

G마켓은 디즈니와 함께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 국내 온라인 최초로 ‘해즈브로 어벤져스 캐릭터 완구’를 단독으로 판매하고 같은 기간 어벤져스 시사회 초청 이벤트를 진행했다.

G마켓 마케팅실 유승우 팀장은 “G마켓 고객들을 위해 한정판 상품 단독 판매, 대규모 시사회 이벤트 등 특별한 프로모션을 풍성하게 마련했다”며 “이번 어벤져스 시리즈는 국내에서도 촬영이 진행돼 우리나라 영화팬들의 기대가 큰 만큼 프로모션에 대한 반응도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마트가 마블코믹스와 콜라보레이션으로 제작한 히어로 티셔츠는 판매 열흘 간 5만6,000장이 팔려나가면서 개봉 전부터 어벤져스2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마트 마케팅 이종훈 팀장은 “어벤져스2가 개봉 전부터 키덜트족의 인기를 끌고 있어 관련 상품모음전을 조기에 확대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5월 어린이날을 맞아 캐릭터 완구 대전을 준비하고 있는 홈플러스는 어벤져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고려해 어린이날 완구 행사보다 앞당겨 전 점에 조기 전개해 어벤져스 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홈플러스 측은 글로벌 완구기업 해즈브로(Hasbro)와 4개월간의 사전 공동기획을 통해 어벤져스 캐릭터 피규어와 마스크 등을 제작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4월 24일부터 5월 5일까지 영등포점 1층 명품관 광장에서 아이언맨, 헐크, 토르, 캡틴 아메리카 등 헐리우드의 유명 슈퍼히어로를 모두 만날 수 있는 ‘슈퍼 히어로전’을 국내 최대 규모로 선보일 예정이다. 한발 앞서 롯데백화점은 17일부터 본점 영플라자에서 어벤져스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CGV, 어벤져스 아이맥스 암표 거래 막기 '골몰'

다양한 업계에서 어벤져스를 이용한 마케팅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지만 정작 멀티플렉스 영화관 업체들은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해 골몰 중이다.

지난해 11월 '인터스텔라' 암표 거래에 대해 강력조치를 경고했던 CGV가 이번에도 칼을 빼들었다.

   
 ▲ CGV, 어벤져스 관련 공지사항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의 인기가 치솟으며 연일 매진 행진을 기록하자 1만2,000원의 아이맥스 티켓 가격이 약 2배 정도 비싼 금액으로 온라인 사이트에서 거래된 전적이 있어 미리 재발 방지를 위해서다.

어벤저스2는 이미 사전 예매로 관객수 50만 명을 돌파한 상태며, 아이맥스 예매창을 열자마자 CGV 홈페이지 서버가 마비되는 사태까지 벌어져 인스터텔라를 넘어서는 ‘대란’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CGV 측은 “어벤져스2 아이맥스 티켓을 미리 예매한 후 중고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티켓 정가보다 비싸게 판매하는 행위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며 “고객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공정한 영화관람 환경을 조성하고자 재판매 행위자로 확인된 고객에게는 아이디 사용 제한 및 탈퇴 등의 조치가 취해질 예정”이라고 강력하게 밝혔다. 특히 이번에는 판매자뿐만 아니라 해당 티켓을 구매한 고객 역시 해당 조치에 따른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덧붙였다.

본격적인 개봉도 하기 전부터 대한민국이 온통 ‘어벤져스앓이’로 한 차례 들썩였다.

드디어 오늘(23일) 국내 개봉을 시작하는 영화 <어벤져스2>의 흥행 기록이 영화계에 어떤 새 역사를 쓰게 될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가운데 불황에 빠진 국내 업계에 모처럼의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어벤져스 특수’의 파급력이 얼마나 더 확산될지 역시 눈여겨 봐야 할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