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네치킨 "영세업체서 제작한 전단지, 로고는 구글서 다운로드" 해명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네네치킨(혜인식품, 대표이사 현철호)이 또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 논란에 몸살을 앓고 있다. 

판촉물 제작 업체의 실수라는 네네치킨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미 지난해 두 차례나 비슷한 소란을 일으켰던 전적이 있기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더욱 싸늘하다.

▶네네치킨 전단지에 쓰인 "Happy Muhyun" 일베 논란 '재점화'

22일 한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네네치킨의 잘못된 전단지를 문제 삼는 글과 함께 사진이 올라왔다.

   
▲ 변형된 네네치킨 전단지 (출처=온라인커뮤니티)

얼핏 보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이는 해당 전단지는 사실 원래 문구인 'Happy Choice(해피 초이스)'를 'Happy Muhyun(해피 무현)'으로 교묘히 바꿔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할 목적으로 제작된 것이다.

이에 네네치킨 측은 “사건을 인지하고 바로 원인 파악에 착수한 결과, 해당 전단지에 사용된 로고는 본사가 제공한 정식로고가 아님을 확인했다”며 "변형된 로고가 사용된 전단지는 경기도 동두천 소재 한 가맹점에서 사용된 것으로 본사가 지정하지 않은 영세한 판촉물 제작업체를 통해 개별 전단지가 제작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본사 직원을 급파해 문제의 전단지를 전량 수거 및 파기했다”며 “이후 보다 면밀한 사건 발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판촉물 제작업체의 담당 디자이너와 유선통화를 했고, 구글에서 변형된 네네치킨 로고를 다운받아 사용하면서 이를 검수하지 못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 논란, 아직 가시지도 않았는데…

네네치킨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고에 대한 여론의 질타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이유는 이미 두 차례나 비슷한 논란을 일으킨 전적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네네치킨 본사와 경기서부지사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닭다리로 싸우지 마세요. 닭다리는 사랑입니다. 그럼요 당연하죠 네네치킨”이라는 내용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커다란 치킨 다리를 들고 있는 합성사진을 게재해 물의를 빚었다.

해당 게시물은 순식간에 온라인 커뮤니티 전반에 확산됐고, 한 회사의 공식 페이스북에 적절하지 못한 게시물을 올린 네네치킨을 질타하는 소비자들의 거센 항의가 잇따랐다.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글은 게시 몇 시간 만에 삭제됐으며, 네네치킨 경기서부지사 페이지도 삭제됐다. 네네치킨은 수 차례 사과문을 발표하고, 노무현 재단을 찾아가 직접적인 사과를 표하는 등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였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등 기업 이미지에 커다란 타격을 준데다 관련 담당자들이 대거 해고조치 될 만큼 파장이 컸던 사건으로 네네치킨으로서는 여전히 뼈 아픈 기억임에 분명하다.

▶네네치킨, 경력직 채용 공고에 누리꾼 ‘분노’…왜?

지난해 10월에는 취업 포털 사이트 잡코리아에 게재된 네네치킨 하반기 경력직원 공개채용 공고문이 또 다시 일베 논란을 일으키며 소비자들을 경악시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이미지를 교묘하게 합성한 네네치킨 로고가 함께 사용됐기 때문이다.

   
▲ 잡코리아에 게시된 변형된 네네치킨 로고

문제의 공고문 속 기업로고에는 네네치킨이라고 쓰여진 글자 중 'ㅊ' 부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뛰어가는 사진이 합성됐다. 네네치킨 공고문은 이날 새벽 내내 잡코리아 첫 페이지에 노출돼 있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언뜻 보면 모르고 지나칠 수 있을 만큼 교묘하다고 혀를 내두르면서도, 자사공식 회사 로고를 굳이 인터넷에서 찾을 이유가 있냐며 인사 책임 담당자의 고의성이 짙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네네치킨은 내부적 문제가 아니라, 잡코리아 측이 채용 공고문을 올리면서 실수로 잘못된 로고 이미지를 사용했다며 명백한 잡코리아 측의 과실이라고 해명 했다.

잡코리아 측도 이를 인정했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네네치킨 측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사태의 발생 원인을 조사한 결과 잡코리아의 실수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 된 이미지는 9월 24일 모바일 서비스 개선을 위해 고해상도의 기업 로고를 재수집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수집한 후 등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잡코리아는 14일 홈페이지에 “故 노무현 대통령 유족분, 네네치킨 가맹주님과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사과 드립니다”라며 자신들의 잘못임을 인정하는 글을 게재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많은 누리꾼들은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다며 의문을 나타냈다. 아무리 로고가 고묘하게 변형됐다고 하지만 한 기업의 공식 로고를 헷갈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의견이다. 또한, 잡코리아에 공고를 등록할 때 로고 이미지는 보통 업체 스스로 올리게 돼 있지 않느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세 번이면 실수가 아니지” 고의성 의심 및 관리 허술 질타

   
▲ 네네치킨 측 사과문

당시 두 사건의 파장은 컸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또 한 번 비슷한 일이 되풀이 됐다는 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함을 동반한 분노를 표하고 있다.

네네치킨 입장에서도 자칫 기업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낙인 찍히며 또 다시 불매운동까지 이어지는 곤욕을 치를 수도 있는 문제인데 관리가 너무 허술한 것이 아니냐는 따끔한 지적도 흘러나오고 있다.

반 년 사이 무려 세 번이나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 됐다는 점에서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네네치킨이 되돌릴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같은 실수가 반복되면 더 이상 실수가 아니지 않느냐”, “일이 터지면 뒤늦게 사과만 하지 말고 대책을 마련하라” 등의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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