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단체協, 닭가격·치킨업체 재무제표 분석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산지 닭값은 1,000원 안팎으로 떨어진 반면 ‘국민 간식’으로 인기가 높은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라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이덕승) 물가감시센터(공동위원장 김천주·김연화)는 닭 가격 변동추이, 프랜차이즈 치킨 본사의 재무제표 분석 등을 통해 닭고기 가격 변동이 본사 손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해당 문제를 제기했다.

▶생닭가격은 1,000원 안팎, 치킨가격은 2만 원 육박

산지 닭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산지 대닭(1.6kg) 가격은 2010년 평균 1,899원에서 2015년 상반기 1,627원으로 5년 전보다 14.3%나 떨어졌고, 2015년 6월 현재 1,391원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프랜차이즈 치킨은 주로 9∼10호닭을 사용하고 내용량은 평균 724g)인 것으로 조사돼 실제로 프랜차이즈 치킨 한 마리에 대한 생닭가격은 1,000원 내외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는 신메뉴 출시 등으로 지속적으로 가격을 인상해 2만 원에 육박하는 메뉴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BBQ의 ‘레드핫갈릭스’와 BHC의 ‘순살뿌링클핫’이 1만9,900원으로 가장 비싸고, 타 업체들도 18,000원 이상 고가의 치킨을 판매하고 있다.

1만1,000원이던 후라이드 치킨도 어느새 1만6,000원까지 올라 소비자들이 간식으로 지출하기 부담스러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원재료가격의 하락과 반대로 터무니없이 비싸진 치킨가격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치킨 본사가 생닭가격 하락분을 흡수하고 과도한 마진을 취하고 있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치킨브랜드 본사 영업이익률 제조업의 1.9~7.2배

주요 치킨프랜차이즈의 수익성을 분석한 결과, 8개 업체 중 6곳의 영업이익률이 5%이상으로 대부분의 회사가 이익을 크게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킨만 판매하는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치킨 이외의 다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 출처=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홈페이지, 각사 감사보고서

순수 치킨브랜드인 네네치킨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32.2%로 가장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으며, BHC와 페리카나 역시 각각 16.9%, 8.5%로 상당한 이윤이 남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조업의 영업이익률(4.5%)이나 프랜차이즈피자(도미노피자7%, 미스터피자 1%)의 이윤과 비교해 보더라도 치킨브랜드의 마진이 크게 남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프랜차이즈치킨 본사의 공급·유통마진 50%, 적정한가?

치킨브랜드만 보유하고 있는 네네치킨과 BHC의 수익 증가가 특히 눈에 띄는데, 본사의 이익 증대는 국내 치킨소비 증가와 닭고기 구입가격 하락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네네치킨의 경우 매출액이 2011년 약 303억 원에서 2014년 약 592억 원으로 3년간 95.5%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138.1% 증가했으며 BHC의 매출은 2010년 602억 원에서 2013년 827억 원으로 37.3% 성장, 영업이익은 무려 272.3%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원가율을 보면, 네네치킨의 경우 2012년과 비교해 4.6%p 감소했고, BHC의 매출원가율은 2011년보다 4.1%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출액 대비 재료비 부담이 많이 감소했음을 반증하는 결과다.

한편 네네치킨의 매출원가율은 최근 4년간 62.7~67.3%로 평균 65.0%로 나타났고, BHC의 경우 평균 67.8%를 유지하고 있으며, 매출총이익률은 각각 35.0%, 32.2%로 분석됐다.

이는 두 업체가 닭고기, 기름, 무, 양념, 포장지 등을 가맹점에 납품할 때 구입원가에 각각 53.8%, 47.5%의 마진을 더해 제공한다는 의미로, 쉽게 말해 7,500원에 납품하는 경우 5,000원의 원가에 50%의 이윤을 붙여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은 본사의 높은 마진율은 비싼 치킨가격을 지불하는 최종 소비자뿐만 아니라 인건비, 임대료 등 재료비 이외에 지출이 많은 가맹점에도 큰 부담으로 여겨질 것이라며, 본사의 치킨 식자재 공급•유통에 대한 마진 50%가 과연 적정한 것인지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 양계농가·가맹점·소비자와 상생해야"

산지 닭가격에 비해 비싼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은 소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대한양계협회는 산지닭값 하락에 비해 비싼 치킨값으로 닭고기 소비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치킨가격 인하를 호소한바 있으며, 가맹점 역시 본사의 높은 마진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

본사가 높은 이윤을 독점하는 대신 가맹점에 납품하는 닭가격과 치킨가격을 인하한다면 가맹점과 소비자의 부담 완화로, 이는 치킨소비 증가로 이어져 양계농가에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치킨 본사는 닭고기 가격 하락분을 온전히 흡수하고 높은 마진율로 이윤 증대만 꾀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경영과 투명하고 적절한 가격책정을 통해 양계농가, 가맹점, 소비자와 상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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