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 게시·책임자 직위해제…대표 직접 노무현재단 사과방문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네네치킨(혜인식품, 대표이사 현철호)이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한 게시물을 공식 페이스북에 게재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네네치킨 대표가 직접 노무현 재단에 찾아가 사죄하는 등 빠른 사태 진화에 나섰다.

이번 사건으로 분노한 대다수의 소비자들 사이에서 네네치킨 불매운동 확산 조짐까지 보이고 있으며, 관련 담당자 4명이 한꺼번에 직위해제 처분을 받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네네치킨, 페이스북에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조롱사진 올려 파문

지난 1일 늦은 오후, 네네치킨 본사와 경기서부지사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닭다리로 싸우지 마세요. 닭다리는 사랑입니다. 그럼요 당연하죠 네네치킨”이라는 내용과 함께 故 노무현 대통령이 커다란 치킨 다리를 들고 있는 합성사진이 게재됐다.

   
▲ 문제가 된 페이스북 게시물

게시물은 순식간에 인터넷 커뮤니티 전반에 확산됐고 공식 페이스북에 적절하지 못한 게시물을 올린 네네치킨에 대해 불쾌함과 분노를 표출하는 소비자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이에 페이지 운영 담당자는 "노무현 대통령도 맛있게 즐기시는 치킨이라는 의미에서 올린 건데 오해하셨다니 죄송하다"는 짧은 글을 다시 올려 소비자들의 화를 더욱 키우는데 일조했다.

논란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해당 글은 게시 몇 시간 만에 삭제됐으며 네네치킨 경기서부지사 페이지도 삭제됐다.

사태의 위중함을 느낀 네네치킨은 본사 페이스북을 통해 “故 노무현 대통령 사진 논란에 대한 사실을 설명 드립니다. 정확한 경위를 파악해 책임 있는 조치를 하겠으며, 故 노무현 대통령 유가족을 비롯해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지만 이미 일파만파 커진 논란의 불길을 진압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네네치킨 대표이사 및 임직원들, 노무현 재단 직접 찾아가 ‘사과’

2일 오전 네네치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차 사과문을 게재했다.

네네치킨은 사과문을 통해 “故 노무현 대통령 합성사진 페이스북 게재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발생해 저희도 너무 당황스럽고 참담한 심정입니다”로 장문을 글을 시작했다.

이어 네네치킨은 정확한 시간까지 분 단위로 기재하며 사건의 경위를 자세히 설명했다.

   
▲ 네네치킨 공식사과문

휴가로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담당직원과 연락해 해킹에 의한 게시물인지 내부 제작 게시물인지 확인했고 담당직원으로부터 자신이 직접 올린 게시물이 맞다는 답변을 받았으며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고, 서민 대통령과 서민 치킨이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인터넷상에 떠도는 사진을 사용해 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

네네치킨은 “담당직원은 지난해 10월 경기서부지사에 입사한 사원으로 페이스북 관리 및 게시물 제작을 담당해 왔습니다. 현재 휴가 중일 담당직원과 연락이 끊긴 상태로 계속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 저희는 이번 사태를 통해 페이스북 관리의 미비점을 파악했고 이후 철저한 경위파악과 신속하고 엄중하게 조처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라고 밝혔다.

당일 네네치킨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즉각 노무현 재단을 찾아 직접적인 사과를 전했다.

노무현재단은 자사 페이스북에 노무현 대통령 합성사진을 올려 물의를 빚은 네네치킨의 대표이사가 사과 방문했다고 밝혔다.

네네치킨 대표이사를 비롯한 관계자 3명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신수동 노무현재단 사무실을 찾아 지금까지 파악한 경위 및 조치사항을 설명하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네네치킨 대표는 재단 측에 사과문을 전달하며 “노무현 대통령과 유족, 재단에 폐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필요한 조치와 함께 책임질 부분들은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노무현재단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데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 재단만이 아니라 노 대통령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많은 시민들에게도 상처를 준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이어 “사과문을 통해 공표한 바대로 정확한 경위 파악과 철저한 재발방지책이 있어야 한다”며 합당한 후속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 불매운동 조짐…네네치킨 “해당직원 해고 조치”

2일 온 종일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네네치킨 불매운동’이 오르내렸다. 네네치킨 논란이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며 불매운동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수원 사는 직장인 최 씨(30.남)는 “논란이 된 사진을 보고 회사에서 동료들과 함께 보고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름이 알려진 프랜차이즈 회사가 고인의 사진을 그런 식으로 이용하다니 불쾌하고 어이가 없다"며 "그나마 네네치킨이 깔끔하게 대처를 잘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지만 한 번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는데는 아마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네네치킨은 문제를 일으킨 해당 페이스북 관리 담당 직원을 해고 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네네치킨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네네치킨은 회사 내부 시스템 관리 책임을 물어 본사 마케팅본부 본부장, 영업본부 본부장, 경기서부지사 지사장과 마케팅 담당자 모두를 7월 3일 부로 직위 해제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故 노무현 대통령 합성사진 게재로 상처받으신 유족 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리며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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