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학습지 교사…실적 압박·회원 탈퇴 시 대납 등 또다른 을(乙)의 전형

컨슈머치에서 운영하는 게시판에는 다양한 업종, 수많은 상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제보가 접수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일부 업종이나, 특정 업체에 대한 제보가 지속 반복되는 경우가 있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유사한 문제에 대해 불만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컨슈머치는 제 3의 소비자들이 유사한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집중제보 특집을 마련했다. 

이번 주제는 학습지다.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교육효과를 얻을 수 있어 학부모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교육서비스다. 

학습지는 선생님이 방문해 지도하는 전통적인 형태에서 최근 태블릿PC 등 IT기기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가운데 소비자 문제가 다발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편집자주>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학습지를 구독하던 소비자 중에선 방문 선생님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경우도 많다.

▶말만 교사, 실상은 개인사업자

학습지 관련 제보를 살펴보면 학습지 퇴회 신청을 두고 논란이 되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퇴회를 위해서는 잔여 교재 비용, 위약금 등을 정하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본사는 퇴회 신청을 학습지 교사를 통해 하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학습지 교사가 약관대로 퇴회를 처리했다면 큰 문제가 없었겠지만 다수의 제보자들은 퇴회가 거부되거나 과도한 위약금을 요구받기도 했다.

대체적으로 학습지 교사들은 고객의 퇴회을 만류하고 나서는 모습이었는데 이들에게 회원 유지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학습지 교사의 고용형태에서 짐작해 볼 수 있다. 다수의 학습지 교사들의 말에 따르면 이들은 본사와 개인사업자 형태로 계약을 맺고 근무하고 있다.

학습지 교사인 A씨는 “학습지 교사는 수업이 아닌 학부모 상담 및 입·퇴회 관리가 주 업무”라며 “개인사업자기 때문에 수금은 물론 아이들 선물, 선전물 배포도 직접해야한다”고 말했다.

▶고강도 실적 압박

전·현직 학습지 교사들을 증언에 따르면 실적 압박의 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 따르면 일부 실적이 미흡한 교사들은 인센티브가 제외되거나 월급이 깎여 소득이 불안정했다.

또한 한 학습지 업체의 지국에서는 영업 실적 순위를 1등부터 꼴등까지 공개해 위화감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습지 교사인 C씨는 “지국장, 지구장 등 윗선들도 실적 할당받기 때문에 일개 선생님들은 엄청난 강도의 입회 압박을 받는다”면서 “가짜 입회 신청서를 만들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교재비 대납·위약금 등 불합리한 조건

실적 압박 외에도 일부 학습지 교사들은 교재비 대납, 위약금 등 불합리한 조건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한 학습지 교사는 회원이 갑작스럽게 퇴회한 뒤 기발행된 교재비를 대납해야 했다.

또한 유명한 학습지 업체인 A사는 학습지 교사 입사 시 1년 계약서를 작성하고 이행보증보험에 가입시켜 갑자기 그만 둘 경우 위약금을 물도록 하고 있다.

다수의 학습지 교사에 따르면 여러 가지 불합리한 시스템 때문에 오래 일하지 못하고 그만두는 선생님이 많다.

반년 간 학습지교사로 근무했던 D씨는 “회원이 관둔 만큼 돈을 메꾸도록 시키기 때문에 학습지 교사는 쉽게 관둔다고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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