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소주 매출 추락 출시 1년만…하이트진로 탄산주 출시 본격 경쟁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이번엔 톡 쏘는 ‘탄산주’다.

지난해 저도수의 과일소주 열풍에 함박웃음을 짓던 주류업계가 올해는 탄산주를 통해 또 한 번 여심 공략에 나섰다.

▶한풀 꺾인 순하리…이제 '탄산주' 뜬다?

과일소주 열풍의 주역 ‘순하리’가 어느덧 출시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3월 롯데주류(대표 이재혁)가 선보인 ‘순하리 처음처럼’은 출시 후 순식간에 입소문을 타면서 ‘품귀현상’까지 벌어지는 등 폭발적인 인기로 그야말로 주류업계를 한바탕 뒤집어 놓았다.

   
▲ 롯데주류 순하리 처음처럼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유자향을 첨가한 ‘순하리 처음처럼’은 특히 여성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출시 100일만에 4,000만 병의 판매고를 올렸다. 출시 초기 부산·영남권에서만 판매된 점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수치다.

이후 무학(대표 강민철) ‘좋은데이 컬러 시리즈’,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 ‘자몽에이슬’ 등 무려 20여종 이상의 제품이 쏟아지며 소주시장의 20% 가까운 비율을 차지, 치열한 경쟁 속에 열풍을 이어갔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과일소주 판매량 성적표는 과거의 명성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류업계 출고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4분기 과일소주 출고량은 3분기 대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로 이마트의 소주 전체 매출에서 과일소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7월 12.9%로 정점은 찍은 이후 9월 6.3%, 10월 5.3%, 11월 4.7%로 곤두박질쳤다. 롯데마트 측 역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과일소주 매출 비중이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과일소주 바람이 한 풀 꺾이자 주류업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새로운 대체제로 탄산소주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 중이다.

▶심사숙고 하이트진로, 결국 ‘막차’ 탔다

주류업계 저도수 과일소주에 이어 탄산소주(이하 ‘탄산주’) 시장에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제2라운드 빅매치가 예고된다.

   
▲ 보해양조 부라더소다

신중을 거듭하며 마지막까지 뜸을 들이던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도 결국 대세에 따라 탄산주 시장에 몸을 실었다. 하이트진로는 알코올 3.0도의 복숭아 맛 탄산주 ‘이슬톡톡’을 지난 21일 출시했다.

탄산주는 지난해 9월 보해양조가 처음 출시한 것이 불씨가 돼 점차 화력이 커졌다.

화이트와인 바탕에 탄산과 소다 맛을 첨가한 낮은 알코올 함량의 ‘부라더 소다’는 과일주와 다른 노선으로 소주의 틈새시장을 제대로 공략했다.

뒤를 이어 롯데주류 ‘설중매 매실소다’, 무학 ‘트로피칼 톡소다’가 속속 탄산주 시장에 진입한 상태에서 막판 업계 1인자까지 가세하며 완벽한 경쟁구도 라인업이 갖춰졌다는 평가다.

▶성급한 축배는 '금물'

주류업계는 한 껏 들 뜬 모습이지만 일각에서는 탄산주 시장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이제 막 출시된 제품들이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성공을 점치기엔 시기상조라는 것.

특히 향후 탄산주가 ‘탄산수’처럼 안정된 시장을 형성하게 될지, 시들해진 인기의 ‘과일소주’ 전철을 밟게 될지도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사항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탄산주 경쟁을 시작한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성패를 가늠하기는 시기상조”라며 “다만 지난해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던 과일소주의 인기가 불과 1년도 안돼 시들해진 선례를 봤을 때 탄산주도 일시적인 붐으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아무래도 소주시장은 주요 고객층인 30~40대 이상 장년 남성에게 어필하는 것이 중요한데 저도수의 과일소주나 탄산주의 인기는 젊은 여성 소비자들로 한정돼 있다”며 “유행은 모두 한 때 일뿐 결국 수십 년간 일관되게 사랑 받아 온 정통 소주로 회귀하게 돼 있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