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대한민국은 현재 ‘태양의 후예’, ‘송중기’ 신드롬으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 태양의 후예 (사진출처=KBS 홈페이지)

지하철에서 옆사람 스마트폰을 살짝 들여다보면 ‘태양의 후예’가 재생 중이고, 포털사이트에 접속해도 온통 ‘유시진 대위’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천송이, 도민준 열풍을 일으킨 ‘별에서 온 그대’ 이후 근래에 이렇게 체감 인기가 엄청난 드라마는 오랜만이네요.

드라마의 인기가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는 가운데 해당 배우, 작가, 제작진 말고도 한 켠에서 아무리 애써 참으려 해도 새어 나오는 웃음을 막을 도리가 없는 사람들이 또 있습니다. 바로 태양의 후예에 PPL(간접광고)을 넣은 기업들이에요.

최근에는 직접적으로 제품을 선전하는 CF광고보다 자연스럽게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인지시킬 수 있는 PPL이 더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실제로 극 중 송중기(유시진 역)가 몰고 다니는 현대자동차 ‘투싼’은 ‘유시진 자동차’로 불리며 무려 1,000억 원이 넘는 광고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라네즈의 ‘송혜교 립스틱’은 단연 화제를 모았죠. 여주인공 송혜교(강모연 역)가 직접 라네즈 ‘투톤 립 바’를 자연스럽게 바르는 모습이 노출된 건 물론이고, 지뢰밭 경고판을 만드는 장면에서 ‘펜’ 대신 ‘립스틱’을 사용해 글씨를 쓰는 장면은 정말 혀를 내두를 만큼 기지가 돋보였죠.

이 방송 후 포털사이트 검색량이 11배 상승, 해당 상품이 16만 개 이상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며 일부 매장에서는 품절사태까지 벌어질 정도로 엄청난 홍보 효과를 거뒀는데요. 특히 중국 팬들이 면세점 내 라네즈 매장을 방문해 거의 쓸어 담는 수준으로 제품을 사가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심지어 스케일 큰 드라마답게 태양광 사업 PPL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한화큐셀이 태양광 업계에선 유례가 없는 드라마 PPL에 도전한 것인데요. 태양광이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에너지원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알린다는 취지입니다.

   
▲ '태양의 후예' 13화 캡쳐

이외에도 극중 부대원들은 틈만 나면 정관장 ‘홍삼정’을 입에 물고 살고, 주인공들은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서브웨이'에서 자주 만남을 갖습니다. 물 부족국가 우르크에 구호물품으로는 롯데칠성음료 생수 '아이시스'가 등장하죠.

태양의 후예의 대박과 함께 PPL 기업들도 함께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셈인데요. 그런데 지난 6일 방영된 13화 이후 여론이 좀 바뀌었습니다.

그 동안 내용을 해치지 않은 선에서 센스 있게 PPL 제품을 극 안에 녹여내며 호평을 받았던 ‘태양의 후예’에도 위기가 찾아 온 것인데요.

파병지인 지구 반대편 우르크(가상 국가)에 있던 주인공들이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그 동안 꾹꾹 참고(?) 있던 PPL 광고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와 버렸기 때문이에요. 이로 인해 시청자들의 불만도 대폭발 해버렸습니다.

우르크 파병지에서 주인공들이 지진과 폭탄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겪었다면, 한국에 돌아오니 ‘PPL 폭탄’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몬드, 목걸이, 휴대폰, 자동차, 화장품, 옷, 커피전문점, 과자 등등 정말 한 회에 너무 많은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니 가히 ‘PPL의 후예’라 할 만 했습니다. 오죽하면 “한 시간짜리 광고를 본 것 같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피로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특히 진구(서대영 역)와 김지원(윤명주 역) 커플이 자동차를 자율 주행모드로 전환하고 운전대에서 손을 놓은 채 키스하는 장면은 정말 시청자를 경악하게 만들기 충분했는데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달콤한 열매처럼 보이는 PPL은 ‘잘하면 득, 못하면 독’ 입니다. 홍보도 좋지만 너무 지나치면 자칫 시청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점, 제작진도 기업들도 명심해야 하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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