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가격·작은 화면 등 단점 발목…오프라인 물량 태부족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애플의 아이폰도 주춤할 때가 있다. 최근 출시된 ‘아이폰SE’가 전작들과 다르게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아이폰SE, 전세계 판매저조

지난 3월 애플은 아이폰SE를 글로벌 출시했으며 국내에는 지난달 말 사전예약을 거쳐 지난 10일 정식 출시했다.

   
▲ SK텔레콤 T월드 다이렉트 주문화면, 일시 품절 상태다(출처=T월드다이렉트)

국내 이동통신3사의 예약판매를 모두 완판으로 끝나며 ‘역시 아이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출시 후 시장상황은 좋지 않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로컬리틱스에 따르면 아이폰SE는 출시 후 첫 주말 전세계 아이폰 시장에서 단 0.1%의 점유율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판매 저조는 국내에서도 이어지고 있는데 업계는 아이폰SE의 판매량이 전작인 아이폰6S의 10%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태생적 한계

시중 휴대전화 판매점과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종합해 보면 아이폰SE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몇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은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 아이폰SE(출처=애플홈페이지)

아이폰SE는 보급형으로 출시됐지만 출고가는 16GB와 64GB 모델이 각각 56만9,800원, 69만9,600원이다. 국내 보급형 모델에 비하면 20만~30만 원이 비싸다.

국내 보급형 단말기 시장이 최근 치열해 지면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된 가운데 소비자들이 굳이 비싼 값을 주고 아이폰SE를 선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요인은 4인치 디스플레이다.

아이폰SE는 과거 아이폰5의 4인치 디스플레이를 부활시켰다.

하지만 업계는 출시 전부터 4인치 디스플레이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 5인치 이상의 큰 화면이 주류를 이루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4인치 화면을 선택할 소비자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 그 이유다.
마지막으로, 차기작인 아이폰7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아이폰SE의 성공을 가로막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아이폰7인 올해 가을 출시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굳이 보급형 스마트폰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씨 마른 물량, ‘공급’ 저조

아이폰SE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시들한 것도 문제지만 씨가 마른 물량도 문제다.

일부 스마트폰 판매점에 따르면 아이폰SE는 국내에 온라인 예약판매를 위주로 하고 있어 대리점이나 직영점에 공급되는 물량은 극히 제한적이다. 애초에 공급되는 물량 자체가 적다는 것.

때문에 전국 판매점 및 대리점에서는 단말기가 없어서 팔지 못한 경우가 다반사다. 휴대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도 오프라인에서 아이폰SE를 개통했다는 소비자들의 글을 찾아보기 어렵다.

   
▲ 애플 공식 사이트에서도 아이폰SE 구매 절차를 진행해보니 2~3주의 출고 기간이 표시됐다(출처=애플 공식 홈페이지)

애플 공식 사이트에서도 아이폰SE 구매 절차를 진행해보니 2~3주의 출고 기간이 표시됐다.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 중인 정 모씨는 “물량이 없다는 말에 가격만 알아보려 대리점에 들렀다 우연히 로즈골드 색상 재고 1대가 남아있어 바로 구입했다”며 “성남에 일주일에 5대 정도 밖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더라”고 말했다.

뽐뿌, 아사모 등 휴대전화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예약 후에도 물량이 없어 개통이 지연되거나 해피콜이 오지 않는다며 답답해하는 소비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출시 초기 이름값으로 사전예약이 완판됐지만 이후 가격 등 단점들이 부각되면서 소비자들 반응이 시들한 상태”며 “물량 자체가 없다보니 직접 써본 사람들의 입소문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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