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자본력 앞세워 알리안츠생명·우리은행·하이투자증권 등 대부분 매물 관여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국내 금융시장에 안방보험그룹 등 중국계 기업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잇따라 매물로 나오는 국내 보험, 은행, 증권사 등 한국 금융시장 전반에 관심을 보이는 중국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최근 정부가 ‘4전 5기’ 끝에 경영권지분 매각방식이 아닌 과점 주주 매각방식을 통해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은행의 지분 인수에 대해 중국 안방보험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방보험은 지난 2014년에도 우리은행 단독 입찰자로 참여했다 무산된 바 있다. 이처럼 안방보험의 한국 금융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는 하루 이틀 사이의 일이 아니다.

안방보험은 지난해 동양생명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총자산 약 16조 원의 생보업계 11위 알리안츠생명을 불과 300만 달러(약 35억 원)라는 헐값에 손에 넣어 국내 보험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던져준 바 있다.

현재 미뤄지고 있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무사히 치르고 알리안츠생명의 최종 인수가 결정된다면 안방보험은 국내 중형 보험사 두 곳을 품에 안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한화·교보·NH농협에 이어 업계 5위권까지 뛰어올라 향후 국내 보험업계 상당한 영향력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안방보험의 국내 보험사 추가 인수 여부도 높은 가능성으로 점쳐지고 있는데다 여기에 만약 보험업계뿐 아니라 우리은행 지분 매각까지 성사될 경우 한국 금융시장에서 안방보험이 차지하는 영향력은 더욱 막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품을 벗어나 3년 만에 새 주인을 찾고 있는 또 다른 생보업체 ING생명 역시 홍콩계 사모펀드인 JD캐피탈과 중국계 푸싱그룹, 태평생명 등 세 곳이 유력 인수업체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진행된 실사에도 세 업체 모두 이탈 없이 참여했다.

특히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는 JD캐피탈은 예비입찰 단계에서 MBK 측이 최소 매각가로 기대하고 있는 3조~4조 원 대 가장 근접하는 인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ING생명이 중국 자본 품에 들어가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다.

산업은행이 재매각에 나선 KDB생명 역시 중국계 금융사들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며 군침을 흘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대중공업 계열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매각 업무를 맡은 EY한영이 최근 중국 증권사와 중국 푸싱그룹과 안방보험을 대상으로 하이투자증권 인수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흥행을 위해 먼저 인수전에 참여해달라는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이 밖에 연내 출범을 앞두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에도 이미 중국 자본이 들어온 상태며,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P2P 금융에도 몇몇 중국 기업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 금융사들이 잇따라 중국 자본으로 넘어가거나 인수 유력 업체로 거론되는 등 중국 자본 침투가 활발해지면서 일각에선 위기감도 감돌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계속 될 경우 국내 선진화 된 금융사의 전문성이 중국으로 유출될지 모른다는 우려다. 또한 중국 자본 중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업체들도 다수 있다는 것도 문제로 거론된다.

한편 금융권 한 관계자는 “특히 국내 보험업계의 경우 계속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새 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에 따른 추가 자본 확충 부담 등으로 앞으로도 매물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에는 사드여파 등으로 중국계 기업들의 국내 투자 심리가 다소 주춤한 것으로 보여지지만 앞으로도 중국계 기업들이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M&A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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