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보험업계 알짜 매물로 꼽히는 ‘ING생명’이 과연 성공적인 인수전을 치러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년 만에 다시 매물로…ING생명 인수전

지난 2013년 국내 사모투자펀드(PEF)인 MBK파트너스에 1조8,000억 원에 매각됐던 ING생명 한국법인이 모간스탠리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3년 만에 다시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오는 8월 무렵 본입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5월 말 예비입찰을 마무리했으며, 6월부터 홍콩계 사모펀드 JD캐피탈과 안방보험, 핑안보험 등이 예비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언급도가 높은 업체는 JD캐피탈이다.

ING생명의 자기자본이 지난해 말 기준 4조2,608억 원에 달하는 만큼 MBK 측은 최소 3조~4조 원 대 안팎의 매각가격을 기대하고 있는데 JD캐피탈이 이에 가장 근접하는 인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에 2년 내 회사를 재매각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ING생명 한국법인을 인수한 MBK는이 기간 동안 차분하게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

그 결과, 자산규모를 30조 원으로 키우고 영업이익은 2013년 2,537억 원에서 2014년 3,003억 원, 지난해 4,079원까지 끌어올리는 등 보험업계 불황 속에서도 실적 향상을 보이며 알짜 매물로 꼽히게 됐다.

ING생명은 지난해 매출액 4조6,780억 원, 당기순이익 3,048억 원을 기록했다.

▶부정적 전망도 ‘솔솔’… 헐값 매각 주의보

일각에선 MBK파트너스가 바라는 ING생명의 몸값과 시장에서 바라보는 매각가격에 괴리가 커 매각성사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보험시장 포화상태에 저금리 기조까지 이어지면서 생명보험 업황 자체가 먹구름이 잔뜩 낀 상태인데다 2020년 시행 예정인 국제회계기준 2단계 도입(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적용)에 따른 충당금 적립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몸값을 부풀리려 ING생명이 방카슈랑스(은행 창구에서 파는 보험)를 통한 일시납 저축성보험 판매를 집중적으로 늘려 덩치를 키웠다는 부정적 시각도 걸림돌이다.

여기에 PCA생명, KDB생명 등 동종 업계 매물이 쌓여있는 점과 최근 업계 11위 규모의 알리안츠생명이 35억 원이라는 충격적인 가격에 매각된 일명 ‘알리안츠 쇼크’ 사례도 반갑지 않은 요인이다. 생명보험업체의 가치를 바라보는 안팎의 시각 차가 극명하게 드러나며 다른 생보사 매물도 제 값을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다.

때문에 최근 잇단 악재가 발생한 딜라이브와 코웨이도 매각에 차질이 우려되는 가운데 MBK가 높은 매각가를 고수할 경우 ING생명의 새 주인 찾기가 장기전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한 관계자는 “인수 후보 업체와 매각 진행 사항에 대해서는 모두 비공개다. 현재 언론에서 거론되고 있는 인수 후보 업체나 본입찰 날짜 등은 모두 추측성"이라며 "매각과 관련해서는 확인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서울 청진동 D타워 MBK파트너스 앞에서는 ING생명의 졸속 매각과 부당징계 등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ING생명보험지부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노조 관계자는 “인수가격이 3조~4조 원대의 추정되는데 이는 1조8,000억 원에 인수해 3년 만에 재매각을 통해 최대 2조2,000억 원의 이익을 실현하겠다는 것으로 전형적인 먹튀이자, 졸속적인 매각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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