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정규직전환율 실제 근무 환경 공고와 달라…쿠팡 측 "채용 진행 중"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쿠팡이 자사의 로켓배송을 담당하는 ‘쿠팡맨’을 모집하며 내세운 처우들이 실제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쿠팡(대표 김범석) ‘로켓배송’은 자체 배송 직원인 ‘쿠팡맨’을 통해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을 24시간 내 배송하는 대표 서비스다.

쿠팡은 지난 2014년 처음 쿠팡맨을 모집하며 4,000만 원대 연봉과 6개월 근무 후 정규직 전환 심사, 정규직 전환율 60% 등 파격적인 대우를 내걸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실제 쿠팡맨들의 처우가 공고와는 다르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공고에 따르면 쿠팡은 주 5일 순환 근무와 정규사원과 동일한 복리후생 제공을 내세우고 있지만 쿠팡맨의 근무 환경은 특히 고된 것으로 유명하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쿠팡맨은 하루 평균 12시간동안 배송 업무를 진행하고, 물량이 많을 경우 15~16시간 근무하는 날도 허다하다. 업무 강도가 높아 결국 이직이나 퇴사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것.

최근 기업정보서비스 사이트인 ‘크레딧잡’을 통해 쿠팡의 퇴사율이 34%인 것이 공개됐는데 경쟁업체인 티켓몬스터(10%), 위메프(7%)와 비교했을 때 훨씬 높은 수치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쿠팡은 해당 정보를 블라인드 처리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현재는 이 사이트에서 쿠팡을 검색하면 사용자 요청에 의해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노출된다.

또한, 쿠팡맨의 최대 연봉은 지난 3월 4,500만 원에서 6월 3,800만 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일각에서는 수년째 이어지는 적자로 인해 직원들의 연봉 및 신규 채용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쿠팡은 지난해 물류와 로켓배송 사업에 있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5,200억 원 가량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쿠팡 관계자는 “급여는 인센티브가 추가되면 더 지급되고 있으며, 쿠팡맨마다 다를 수 있다”며 “기업 적자는 계획된 적자로서 쿠팡맨 채용과는 전혀 관계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김범석 대표는 2016년 1만 명, 2017년 1만5,000명의 배송인력을 채용하겠다고 공언했다.

올해를 2달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쿠팡 직원 수는 약 3,500명으로 당초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했다.

이에 더해, 정규직 전환율 60%를 공고했지만 업계에 따르면 쿠팡맨의 정규직 전환율은 약 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쿠팡맨은 현재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규적 전환 심사 기준이 굉장히 까다로워졌다는 지적이다. 면접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고객 만족 설문조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야하고, 1시간에 20가구 정도를 방문해야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다.

지난 2월에는 쿠팡맨 50여명이 김범석 대표에게 계약해지 관련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한 동료가 수습 3~4개월 차 당시 일으킨 단순 접촉사고로 인해 해고됐고, 그 일만으로 해고되기엔 너무 억울하다는 것.

쿠팡 관계자는 “현재까지 쿠팡맨은 3,500명 정도로 집계하고 있다”라며 “생각했던 것보다 속도의 차이가 있어 당초 목표 채용 인력수보다 낮은 것으로, 계속해서 인재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쿠팡맨은 6개월간 업무 수행 후 내부 심사기준 및 선발과정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며 “정규직 전환 비율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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