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많은 기업이 있고 그만큼 많은 리더들이 존재한다.

애플의 설립자이자 혁신의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1955~2011)는 여전히 최고의 리더이자 CEO로 꼽히는데 부족함이 없다.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업적은 여전히 우리에게 편의와 영감을 주고 있으며, 특히 그가 프레젠테이션, 대학교 졸업식 축사 등에서 남긴 말들은 명언, 어록으로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반면, 리더의 자리에서도 잘못된 언행으로 물의를 빚고, 영원히 부정적인 꼬리표를 달고 사는 경우도 분명 존재한다. 

우리는 리더들의 말에서 신념과 사상을 배우기도 하며, 때로는 반드시 필요한 교훈을 얻기도 한다.

컨슈머치는 리더들의 말과 그들에 대한 제 3자의 평가들을 바탕으로 그들을 새롭게 조명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SNS(Social Network Service)에서 연예인 수준의 팔로워 수와 댓글 수를 자랑하는 대기업 CEO가 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트위터가 주목받던 시절부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활발한 SNS활동으로 소비자와 근거리에서 소통하고 있다.

다수의 재계 인사들이 사생활을 공개하지 않는 반면 정 부회장은 소소한 일상과 취미생활을 특유의 위트넘치는 멘트와 함께 공유하고 있다.

그는 소문난 미식가답게 직접 다양한 음식을 맛 보며 이마트 상품 개발에 참여하기도 하고, 스타필드 하남, 노브랜드, 데이즈 등 자사의 프로젝트에 대한 열정도 가감없이 드러낸다.

일부 비난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정 부회장의 솔직하고 당당한 태도에 많은 소비자들이 화답하고 있고, 일부는 그의 계정을 당근과 채찍을 주는 민원창구로 이용하기도 한다.

그는 공개석 상에서도 당당히 신세계 그룹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는가 하면, 예민한 세금 문제에 있어서도 투명하게 일을 처리하며 당당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증여세를 내고 떳떳하게 승계하겠다”

정용진 부회장은 2006년 정재은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을 물려받을 당시 보통의 재벌 후계자와 다른 투명한 후계구도를 선택했다.

당시 정용진 부회장은 아버지로부터 신세계 지분 4.46%를 넘겨받으며 2,200억 원의 증여세를 고스란히 냈다.

이 같은 선택으로 정용진 부회장은 언론의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고 사회적 책임이 강한 기업인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신세계는 의사결정 시스템에 있어 롯데처럼 우왕좌왕 하지 않는다”

2009년 5월 25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세계자체브랜드박람회’에 참석한 정용진 부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뱉은 이 말로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기자들이 유통 라이벌인 롯데그룹이 눈독 들이던 땅을 신세계가 먼저 사들인 것에 대한 비법을 묻자 정 부회장은 “롯데가 국내 최고 유통업체임은 분명한 사실이나 의사결정시스템에 있어서는 신세계에 밀리지 않았나 싶다”며 “우린 의사 결정에 있어 우왕좌왕하지 않고 1~2시간 만에 결정이 끝난다”고 말했다.

결국 롯데가 과감한 의사결정을 못하는 사이 그 부지는 신세계 측으로 넘어 갔고 2011년 3월 그 부지에 ‘신세계 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이 들어선다.

이후 롯데그룹은 뒤늦게 파주 지역에 '파주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론칭한다.

 

“더 이상 상인들 상관 않겠다”

2009년 6월.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 에브리데이(SSM·소형 점포) 확대 계획을 내놓자 중소상인들이 크게 반발했다.

당시 정용진 부회장은 “중소상인 문제는 우리의 우선 과제가 아니다”며 “더 이상 상인들은 상관하지 않겠다. 각자 경쟁력을 갖춰야지 왜 대형마트 탓만 하느냐”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후 이마트는 저렴한 가격의 피자를 판매하며 다시 한 번 중소상인들의 원망을 샀다.

당시 일부 소비자들이 정 부회장의 트위터에 ‘영세 상인들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정 부회장은 ‘서민들이 저렴하게 드실 수 있는 맛있는 피자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답하며 또 한번 구설수에 올랐다.

이후에도 이마트 에브리데이와 관련해 소상공인과의 마찰은 이어졌고 결국, 정 부회장은 2013년 11월 2일 국정감사에서 SSM 추가 출점을 완전히 중단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주식을 팔겠다”

2014년 12월 정 부회장은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CEO 서밋’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해 주목받은 바 있다.

기자들은 정용진 부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졌고 정용진 부회장은 “팔 것”이라고 대답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승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같이 거침없는 발언은 화제를 모았다. 

이후 실제로 정 부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4만8,500주를 매도했다. 정 부회장의 발언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삼성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좁히기 위한 방책이라고 보는가 하면 신세계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은 정 부회장이 지분 승계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발명가, 혁신가의 관점에서 상품, 서비스를 개발할 것”

올해 정용진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밝힌 포부다. 그는 대표 유통기업으로서 소비자에게 기여하기 위한 길이라는 말을 보태며 혁신가의 길을 자처했다.

정 부회장이 발명가 정신, 혁신가 정신을 주창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일례로 정 부회장은 지난해 마트가 처한 성장 침체기를 돌파하기 위해 ‘52주 발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52주라는 기간 동안 발상의 전환을 통해 얻은 ‘노브랜드’, ‘피코크’ 제품들이 이마트의 실적 견인에 톡톡한 효과를 내고 있다. 또 신세계의 역량을 한데 모은 ‘스타필드 하남’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련된 유머를 구사하는 착하고 멋진 사람”

지난 1995년 정용진 부회장과 부부의 연을 맺었던 배우 고현정은 이혼 후 MBC ‘황금어장 무릎팍 도사’(2009년 1월 21일)에 출연해 전 남편인 그에 대해 언급한 말이다.

실제로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또 임직원들을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평소 그는 소탈하고 꾸밈없지만 예의있는 사람으로 통한다.

황금어장 출연 당시 고현정은 돌아간다면 다시 결혼 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사람만 생각하면 다시 하고 싶다고 말했다.

 

“몸도 왜소해 보이고 목도 길어 보이고. 여기 서비스 최고임”

정용진 부회장은 SNS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왔지만 주체할 수 없는 끼로 구설수에 오른 적도 있었다.

정 부회장은 2016년 1월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방문한 레스토랑 직원을 겨냥해 던진 이 발언이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이라며 눈총을 받았다.

앞서 정 부회장은 경쟁업체인 킴스클럽에 방문한 사진을 '염탐 중'이라는 멘트와 함께 게시해 당시 킴스클럽 인수 목적으로 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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