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순익 전년비 30% 증가…보험료 인상 눈치싸움 한창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전년보다 30% 개선된 호실적을 거뒀음에도 작년에 이어 올해 또 슬그머니 자동차보험료 인상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매년 늘어나는 보험료 부담까지 더해져 소비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분기 누적순익 30% 증가…손보사 ‘함박웃음’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3분기 보험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올해 보험사의 3분기 누적(1~9월) 당기순이익은 6조4,2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특히 생명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3조3,896억 원으로 전년 대비 8.1%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3조315억 원으로 전년보다 31.9% 가량 증가해 손보사의 실적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업체별로 살펴본 결과 삼성화재(대표 안민수)는 누적 당기순이익이 7,556억 원으로 전년 대비 6.5% 증가했으며, 동부화재(대표 김정남)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한 4,19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현대해상(대표 이철영)은 3,369억 원에 누적 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이상 늘었고, KB손해보험(대표 양종희)는 2,386억 원의 누적 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74.9% 증가하는 등 큰 폭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메리츠화재(대표 김용범) 역시 당기순이익이 2,21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362억 원보다 62.8% 증가했다.

▶보험료 인상 ‘릴레이’ 조짐…소비자 불만↑

업계는 이러한 손보사들의 실적 개선 배경으로 연초 보험료 인상과 제도 개선을 통해 자동차 손해율을 낮춘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7월 기준으로 삼성화재 등 상위 5개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79%를 기록하며 전년 85%보다 약 6%포인트가량 낮아졌다.

보험 전문가들은 손보업계에 대당 보험료 증가에 기인한 높은 원수보험료 성장세가 지속되는 만큼, 손해율 개선 흐름 역시 올 4분기 및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 중이다.

문제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일제히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했던 손보사들이 이처럼 손해율이 개선됐음에도 보험료에 다시 손을 대려고 한다는 점이다.

지난 23일 흥국화재(대표 문병천)는 오는 26일부터 개인용·업무용 자동차에 대한 보험료를 평균 1.9%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흥국화재가 자동차 보험료를 올린 건 지난해 11월 이후 정확히 1년 만이다.

흥국화재는 올 3분기 당기순이익 18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35.5% 증가하는 등 큰 폭을 실적이 개선된 상황임에도 보험료를 올려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앞서 지난달 악사손해보험(대표 프랑수아 르꽁뜨)도 개인용 차량에 대한 보험료를 평균 0.5%, 업무용 차량은 평균 4.7% 인상을 단행했다.

악사손보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부문의 적자가 커 손해율 관리 차원에서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에도 악사손보 측은 높아진 손해율을 이유로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는 평균 5.4%, 업무용은 평균 4.5%를 올린 바 있다.

악사손보에 이어 흥국화재까지 차 보험료 인상 대열에 합류함에 향후 업계 전체의 도미노 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자동차 보험료 인상 릴레이를 벌였던 손보업계가 올해도 같은 상황을 재현할 경우,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소비자연맹 이기욱 사무처장은 “올해 손보사들이 사상최대 이익을 올렸다. 전체적으로 흑자가 났으면 보험료 인하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시 돌려주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자동차 손해율 부문이 높다는 이유로 보험료를 인상하려 드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언론플레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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