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만 적자전환, 1년새 33개 매장 폐점…중국·미국·필리핀 등 해외 투자 공격적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MPK그룹(대표 정순민) 미스터피자가 국내에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해외 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내수에는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내수 부진 지속

미스터피자는 지난 1990년 이대점 1호점에서 처음 시작한 이래 피자헛, 도미노피자와 함께 국내 3대 피자로 꼽힌다.

100% 생도우, 100% 수타, 100% 석쇠구이를 내세운 '300% 원칙'을 내세운 MPK그룹 미스터피자는 2008년 국내 피자 시장 1위에 오르며 2009년 업계 최초로 코스닥 상장까지 이뤄냈다.

하지만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12년 이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MPK그룹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1,224억 원으로, 전년비 1.5% 감소했다. 이에 더해 영업손실 48억 원, 당기순손실 33억 원을 기록하며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전환했다.

2014년에는 매출 1,440억 원을 기록해 2013년(1,746억 원) 대비 17%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4억 원, 4억 원에 그치며 역시 전년비 감소했다.

MPK그룹은 타계책으로 커피전문점 마노핀 오픈, 화장품 기업 한강인터트레이드 인수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마저도 실적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마노핀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마노핀은 매장 수가 55개까지 늘어났지만(2014년 48개, 2015년 52개) 매출 비중은 약 12%(2015년 기준)에 불과해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더해 올해는 지난 4월 정우현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 치즈값 폭리 논란 등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반감이 더해졌다. 연이어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MPK그룹에 대한 불매운동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흘러 나왔다.

▶해외 매장은 늘어

그룹 실적이 점차 뒷걸음질치고 있는 가운데, 미스터피자의 국내 매장수도 줄어들고 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미스터피자 매장은 2014년 420개에서 2015년 410개로 10곳이 줄었다. 현재 지난 9월말 기준으로는 377개로, 올해만 33곳이 문을 닫았다.

MPK그룹 관계자는 “기존에 다이닝 매장 형태를 통해 주로 방문고객들을 타깃으로 삼아왔는데, 2~3년 전부터 이것이 한계에 부딪혔다”며 “경기불황 및 메르스 등으로 인해 매장에 직접 방문하는 고객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해외에서는 매장수를 늘리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매장수가 지난 2013년 29개, 2014년 66개로 급증했다. 2015년에는 104개로 늘어났고, 지난 3분기까지 총 130개 매장이 운영 중이다. 연말까지는 약 150개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는 업계 예상이다.

또한, 미스터피자 매장은 지난 3분기까지 미국과 필리핀에 각각 3곳, 태국에 1곳이 진출했다. 내년에는 인도와 베트남 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다.

해외에서 성과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중국 시장의 경우 지난해가 돼서야 매출 641억 원, 순이익 11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 진출 15년만에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미국 법인인 미스터피자 웨스턴의 경우 2012년 이후 계속해서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MPK그룹이 해외 시장에 집중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수익이 뒷받침돼야만 해외 사업도 확장할 수 있다는 것.

MPK그룹 관계자는 "최근 배달시장이 활성화되고 피자 브랜드가 다양해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고 더불어 미스터피자도 배달 전문 매장을 늘려가는 과정에서 전체 매장 수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시장 변화에 다소 늦게 대응한 측면이 있다"며 "다만 사업 진행에 있어 해외와 국내에 역량 차이를 두고 있지 않다. 토종브랜드로서 당연히 국내 시장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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