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SK텔레콤이 상장 폐지 위기에 놓인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겠다고 밝히자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SK텔레콤, SK컴즈 완전자회사 편입

지난달 24일 SK텔레콤은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한 SK커뮤니케이션즈의 SK텔레콤 완전자회사 편입을 결의했다.

따라서 SK텔레콤은 가지고 있던 SK컴즈 지분 64.54% 이외 잔여 지분을 전량 취득해 완전자회사로 편입시키게 된다. 

   
 

SK텔레콤과 SK컴즈의 주식 교환 비율은 1:0.0125970로, 소액주주 보유 지분 전량이 현금으로 교환되며 교환가격은 1주당 2,814원이다.

현금 교환을 원하지 않는 SK커뮤니케이션즈 주주들은 오는 20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반대의사를 접수, 1월 4일부터 24일까지 1주당 2,956원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내년 1월 SK텔레콤 이사회 및 SK컴즈 주주총회에서 이번 주식 교환이 최종 승인되면 내년 2월 주식교환 종료 이후 SK컴즈는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4년째 적자 이어온 SK컴즈

SK컴즈는 종합 포털 네이트, 메신저 네이트온, 카메라 앱 싸이메라 등 인터넷 서비스를 주로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다.

SK컴즈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SK플래닛의 자회사였다. 앞서 지난해 8월 SK그룹이 지주사 체재로 전환되면서 SK플래닛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유하고 있던 SK컴즈 지분을 전부 취득하거나 매각해야했다.

이후 SK컴즈는 엔터테인먼트회사 iHQ에 매각될 예정이었지만 무산됐고, 결국 SK텔레콤 자회사로 편입됐다.

현재 SK컴즈는 지난 2012년 매출 1,972억 원에서 2013년 1,283억 원, 2014년 939억 원, 2015년 801억 원으로 4년간 급격하게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며, 4년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역시 영업이익 443억 원, 영업손실 76억 원, 순손실 77억 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이번 4분기까지 적자가 지속될 경우 5년 연속 적자 기업으로서 SK컴즈는 상장 폐기 대상으로 분류된다.

▶인수 이유는?

SK텔레콤은 이번 인수건에 대해 “기존 통신 사업 이외에 플랫폼 사업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네이트 포털, 싸이월드 등 1,000만 단위 고객 대상의 서비스 운영 경험을 보유한 SK컴즈의 사업 역량을 활용해 차세대 플랫폼 사업 추진을 가속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가 울며 겨자 먹기라는 평가다. SK텔레콤이 SK컴즈를 편입하더라도 사실상 이득이 크지 않다는 것.

뿐만 아니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SK컴즈의 잔여 지분 인수를 위해 약 43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써야한다. SK텔레콤은 지난 3분기 매출 4조2,438억 원, 영업이익 4,243억 원, 순이익 3,221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비 0.4%, 13.5%, 15.6% 하락한 수치다.

또한, SK컴즈가 상장 폐지되면 소액 주주들의 반발이 커질 것을 대비해 이들에 대한 보호차원에서 편입을 결심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4분기에도 뚜렷한 영업이익 상승을 기대할 수 없어 상장 폐지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SK컴즈 주주들을 배려한 결정이라는 해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귀뜸하기도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컴즈의 적자폭이 줄고 있지만 앞으로는 중장기적인 비전을 가져야하는데, 자사가 SK컴즈 지분의 일부만 가지고 있던 상황에서는 개인 주주 문제 등 의사결정에서 추진력을 얻기 한계가 있는 상황이었다"며 "완전자회사 편입을 통해 의사결정을 원활히 하고 자사 또한 플랫폼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주가가 많이 떨어졌고 상장폐지가 유력한 SK컴즈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에게 지금이라도 금액을 보장해, 소액주주 보호의 측면도 있다"며 "SK컴즈의 서비스나 인력 등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