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최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알려진 베네수엘라發 '윈도우10 대란'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온라인 홈페이지였습니다.

세계적인 대기업인 만큼 MS는 다양한 언어의 웹사이트를 제공하는데, 이 때 나라를 ‘베네수엘라’로 변경하면 홈페이지내 상품들을 현지 가격으로 구매 가능할 수 있게 ‘가격’도 언어와 함께 변경된 것이죠.

   
 

남미의 석유 매장국가로 유명한 베네수엘라는 최근 유가 폭락, 물가 급등, 화폐 개혁 등이 이어지면서 불안정한 재무상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베네수엘라에는 정부 공식 환율과 무역 환율 이외에도 ‘암시장 환율’이라는 것이 성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정부 공식 환율, 시장 통용 환율, 암시장 환율 등에 격차가 심했고, 이 격차로 인해 가격 차이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

이런 환율 차이로 상품 결제 가격이 꼬이게 됐고, 소비자들은 MS의 최신 운영체제 ‘윈도우10’을 약 95%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됐죠.

윈도우10 홈(국내 정가 17만2,000원)은 약 2,300원, 윈도우10 프로(31만 원)은 약 4,200원, 오피스 2016 프로(52만9,000원)은 약 7,200원이면 구매할 수 있었죠.

이렇게나 저렴한 덕에, 일부 구매자들은 소프트웨어를 다량으로 구매해 중고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통해 웃돈을 얻고 되팔기도 했죠.

하지만 MS는 지켜보고 있지 않았습니다.

MS는 해당 홈페이지의 상품 결제 화폐를 베네수엘라의 볼리바르에서 달러로 바꿨고, 베네수엘라 환율로 소프트웨어를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해당 국가내 유효한 주소가 없다면 구매를 취소 조치하겠다는 메시지를 발송했습니다.

결국 국내 소비자들의 경우 모든 구매 내역을 취소하고 환불 처리하겠다는 지침을 발표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죠.

한편, 최근에는 국내 법무법인 유인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한국M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논란이 되고 있기도 합니다.

소프트웨어를 개인이 사용할 목적으로 소량 구매한 것이라면 지역제한 조항을 이유로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유죠.

어느 누구라도 소비자로서 제품을 구입할 때 더 싸게 사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는 만큼, 기분좋게 윈도우10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많은데요. 이번에는 단순한 해프닝에서 멈춰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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