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실패·노사 갈등·사내 성희롱 등 다사다난…남은 임기간 행보 주목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하이투자증권 주익수 대표의 지난 1년은 무척 다사다난했다.

하이투자증권이 새로운 수장으로 주 대표를 선임한 후 매각 실패부터 노사 갈등, 연말에는 사내 성희롱 논란까지 겹치며 수많은 부침을 겪었다.

연이은 악재때문에 주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부호가 그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2018년까지 남은 임기 동안 하이투자증권을 새롭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진통 계속되던 매각, 결국 잠정 중단…책임론 ‘대두’

지난해 하이투자증권은 8년 만에 대표를 교체했다.

하이투자증권이 지난 2008년 9월 CJ그룹에서 현대중공업그룹으로 편입될 당시부터 대표직을 맡았던 서태환 전 대표가 물러나고 그 자리에 하나금융투자 IB 대표를 지낸 주익수 대표가 새롭게 올라섰다.

주 대표는 1991년 한국외환은행 시카고지점 근무를 시작으로 현대증권 뉴욕법인장, 국제영업본부장을 거쳐 2010년부터 2015년 말까지 하나금융투자 자본시장본부장, IB 대표 등을 역임한 외부인사다.

당시 사장 교체를 놓고 그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이 외부 전문가를 사장으로 영입한다는 것은 결국 회사를 매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는 추측이었다.

이를 의식한 듯 주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2020년 자기자본 1조 원, 자산 10조 원 규모로 업계 10위권으로 도약할 것"을 선포하고 "가까운 시일 내 대형증권사로 진입해 미래 성장과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내놨다.

그러나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증권가에는 하이투자증권의 매각설이 파다하게 퍼지기 시작했고, 한 동안 매각 의사가 없다고 부인하던 현대중공업은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기 하기 위한 자구안 중 하나라며 소문만 무성하던 하이투자증권의 매각을 공식화했다.

매각 발표 이후에도 진통은 계속됐다. 하이투자증권의 매각 의지는 강한 반면 시장 분위기는 싸늘했기 때문이다.

인수후보자들이 제시하는 가격과 하이투자증권이 원하는 가격간의 괴리가 커 매각은 난항에 부딪혔고, 인수후보자들이 하나 둘 발을 빼기 시작하면서 흥행은 참패했다.

유일하게 남아있던 LIG투자증권마저 인수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답보 상태를 이어가던 매각은 결국 지난해 10월부터 잠정 중단된 상태다. 때문에 주 대표는 매각이 좌초된 상황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연말 노사갈등, 성희롱 파문까지…리더십 ‘의문부호’

매각 작업이 차질을 빚자 주 대표는 리테일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사업부 개편에 눈을 돌렸다.

이에 대해 사측은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리테일 사업구조의 개선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노조 측은 사실상 영업점 축소 및 구조조정을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하며 노사간 갈등이 이어졌다.

여기에 리테일 TF 담당 한 임원의 성희롱 사건까지 터지며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 연말 양동빈 전무가 사내 직원을 상대로 한 리테일 점포혁신 TF 설명회 자리에서 "어떨 때는 마누라한테 당신밖에 없다고 하다가도 지나가는 예쁜 여자를 보면 하룻밤 자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일삼은 것.

이에 노조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성희롱 사건 관련 진정서를 제출하고, 양 전무의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하이투자증권은 공개사과와 경고 조치 등의 징계를 내리는데 그쳐 논란을 가중시켰다.

절반의 임기를 마치는 동안 계속된 악재와 소란으로 주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향후 그가 보여줄 행보에 대한 시선에는 기대와 우려가 섞이고 섞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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