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서명·동의없이 해지·가입 수 차례…엇갈린 진술, 진실은?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동부화재 보험에 가입한 한 소비자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보험 상품 해지 및 가입이 이뤄졌다며 분통을 터트리는 일이 벌어졌다.

▶8년간 보험 해지 및 재가입, 당사자는 전혀 몰랐다?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소비자 임 모씨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임 씨의 어머니는 보험설계사 A씨를 통해 일가족 4명의 보험을 가입했으며 당시 임 씨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 계약자는 모두 임 씨 본인 명의로 처리됐다.

그러다 최근 보험료가 갑자기 5만 원 대에서 7만 원 대로 훌쩍 오른 것을 알게 된 임 씨는 이에 대해 설계사에게 처음으로 문의를 넣었고, ‘원래 있던 보험 상품이 없어져 새로 가입하는 과정에서 보험료가 오른 것’이라는 설명이 돌아왔다.

보험사 직원의 설명을 도무지 납득할 수 없었던 임 씨는 직접 동부화재 홈페이지에 접속해 자신의 보험가입 내역을 조회해 본 뒤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보험 계약자인 본인도 모르는 사이 지난 8년간 보험이 실효돼 해지되고 새로운 보험에 가입되는 등의 과정이 수 차례 반복돼 있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나머지 가족들의 보험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대해 임 씨는 “2009년도 보험 계약 건이 지금까지 계속 쭉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았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보험이 실효돼 해지되고 새로 가입되고 여러 번 변경돼 있었다. 지난 8년간 단 한번도 이 사실에 대해 알지 못했다. 보험계약이 이렇게 허술하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고 황당함을 토로했다.

임 씨는 이어 “해당 직원은 오로지 엄마하고만 연락을 했을 뿐 계약 당사자인 나와 다른 가족들은 단 한 번도 모집인을 만난 적도 없고, 보험가입을 동의하는지 묻는 본인 확인 전화 연락조차 받은 적 없다. 당연히 계약서에 자필 서명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설계사 ”서명이 뭐가 중요해?”

이에 대해 임 씨가 문제를 제기하자 해당 보험설계사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오히려 문제될 것이 없다며 적반하장으로 굴었다는 것이 임 씨의 주장이다.

임 씨는 “본인 잘못은 인정하지만 서명 같은 것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는 식”이라며 “추후 문제가 생겨 보험사에서 조사가 들어가도 본인 직접 서명한 것이 맞다 우기면 되는 일인데 그게 대체 무슨 문제가 되냐며 도리어 나에게 당당하게 따져 묻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임 씨는 특히 해당 보험에 사망 담보 내용이 들어가 있는 만큼 계약자뿐 아니라 피보험자의 자필서명 역시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며 계약 무효를 요구하고 있다.

임 씨는 “엄마는 보험사 직원의 설명을 들었다고 제외하더라도 계약자인 나와 피보험자인 동생과 아빠는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엄마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는 일체 확인을 하지 않은 것인데 보험설계사가 악용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임 씨가 보험사 지점과 고객센터 측에도 해당 사안을 문의해 보았지만 보험설계사와 임 씨의 모친 사이에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자신들에게 따져 물을 부분이 아니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에 대해 <컨슈머치>가 동부화재 측에 문의한 결과, 각자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소비자보호 파트 측을 통해 해당 설계사와 지점장, 소비자를 모두 모아 삼자대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부화재 한 관계자는 "고객이 금감원에 민원도 넣은 상황이라 감정도 해야 하고, 내부적인 확인 절차를 거치고 있는 단계"라며 "이번 주 중에 확인 절차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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