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IBK기업은행이 ‘모뉴엘 사태’ 관련해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다시 항소할 가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6부(재판장 이수영 부장판사)는 17일 기업은행이 무역보험공사를 상대로 낸 수출신용보증금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에 따라 IBK기업은행은 ‘모뉴엘 사태’ 관련해 무보를 상대로 청구한 8,450만 달러(약 972억 원) 중 1,950만 달러(약 223억 원)를 받는다. 그러나 이는 전체 소송가액 중 약 23%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다.

앞서 NH농협은행과과 KEB하나은행은 요구한 보험금 지급규모 대부분이 인용되는 승소 판결을 받은 것과 비교했을 때 사실상 사실상 패소에 가까운 결과라는 분석이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원금 8,037만달러(한화 약 963억 원)와 지연이자 17%를 지급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얻어냈고, 농협은행 또한 청구한 5,217만달러 중 거의 대부분인 5,216만달러(약 622억 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같은 모뉴엘 사건임에도 법원의 엇갈린 판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기업은행의 추가 충당금 적립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2심 결과를 봐야겠지만 현재 기업은행의 모뉴엘 관련 충당금적립률은 50%”라며 “약 250~300억 원 내외의 추가 충당금 적립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50% 쌓아둔 것을 유지하되 향후 대응 방안에 따라 추가로 충당금을 적립할지 말지 결정한다는 방침”이라며 “아직 확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판결 관련 항소 준비와 같은 세부적인 내용은 판결문을 검토한 후에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모뉴엘 사태는 전자 업체 모뉴엘이 허위 수출자료를 만든 뒤 6개 은행에 수출채권을 매각한 사기 사건이다. 당시 은행들은 무보의 보증을 근거로 모뉴엘 측에 거액의 대출을 해줬다 피해 봤다. 이후 은행들은 무보에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무보 측에서 이를 거절하면서 분쟁이 벌어졌다.

모뉴엘 사태와 관련해 가장 먼저 재판 결과가 나온 수협은행은 1심에서 패소했다. 이후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은 승소하며 은행권 분위기가 반전되는 듯 했으나 최근 IBK기업은행이 사실상 패소에 가까운 일부 승소를 판결을 받으며 향후 재판이 남아있는 국민은행과 산업은행 소송 결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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