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최근 금융권에서 가장 성공적인 합병 사례 꼽히는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시너지 효과가 ‘KEB하나은행’ 출범 1년 반 만에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은 지난해 연간 연결당기순이익 1조 3,451억 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대비 47.9%(4,354억 원) 증가한 수치로 지난 2012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이래로 연간 기준 최대 실적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2016년도 성공적인 은행 전산통합 이후 통합 시너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발휘되면서 거둔 성과”라고 평가했다.

▶ 출범 9개월 만에 전산통합 완료…”강점 결합한 안정적 시스템 구축”

KEB하나은행은 통합 법인 출범 이후 불철주야 ‘전산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뒀다. 그 결과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법인이 통합된 이후 단 9개월 만에 전산통합을 안정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특히 특정 은행의 전산시스템을 통합전산시스템으로 선정했던 과거 통합 사례와 달리 KEB하나은행은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양행의 강점을 결합해 새로운 통합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외주 인력이 아닌 KEB하나은행과 계열사인 하나아이앤에스가 자체 기술력으로 이룩한 성과라 더 의미가 남다르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전산통합 이전까지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전산망을 별도로 써왔다. KEB하나은행은 빠른 전산통합 작업 완료를 통해 기존 933개 모든 영업점을 구분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만들면서 고객들의 접근성 및 이용 편리성을 크게 제고시켰다.

또 하나은행의 강점인 자산관리와 외환은행의 강점인 외국환 및 수출입업무 등의 한층 수준 높은 금융서비스를 모든 지점에서 같이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고객들의 편의성이 높아짐과 동시에 은행입장에서는 엄청난 비용 절감 효과 또한 얻게 됐다. 전산프로세스가 표준화돼 전산분야 중복사업 투자비용 및 운영비용이 줄어드는 규모가 3년간 약 1,5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KEB하나은행은 전산통합을 계기로 통합 시너지 본격화와 비대면채널 영업경쟁력 강화, 글로벌 진출 본격화, 리스크관리 강화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글로벌 리딩뱅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빛나는 ‘감성리더십’, 통합노조 출범…진정한 원뱅크(ONE BANK)

물리적 결합뿐 아니라 화학·정서적 결합 역시 통합은행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하나금융은 이 부분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이끌어냈다.

2개 지부로 각각 나뉘어 운영되던 노동조합이 합쳐지는데 출범 후 최소 2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을 깨고 불과 1년여 만에 통합노조 출범이 이뤄졌다. 지난달 1월 17일 통합노조 출범으로 KEB하나은행은 진정한 '하나’로 거듭나는 마지막 단추를 끼우게 됐다.

물론 진통도 만만치 않았다. 임금과 인사제도, 복지제도 등 하나·외환은행 출신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격차에 따른 이견을 좁히지 못해 조직 내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연내 통합은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업계의 예상을 뒤집고 조기 통합노조 출범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취임 초부터 ‘인위적’ 보다는 ‘자연스러운 융합’을 강조했던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감성 리더십’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통합 후 3개월이 화학적 통합의 ‘골든타임’이라고 판단한 함 행장은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1:1 밀착 연수’와 임직원 단합행사를 잇따라 추진하는 등 감성통합에 몰두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간 인접 영업점 직원들이 서로 만나 소통하고 친해지는 자리도 꾸준히 마련했다.

이 밖에 본격적인 전산통합을 앞두고 원활한 업무처리를 위해 대규모 교차 인사를 단행하는 실험적 단계도 거치고, 전산통합을 완료한 직후부터 노조통합을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서 본격적인 물밑작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EB하나은행의 성공적인 통합의 결실은 지난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으며 궁극적으로 소비자 만족도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은행 8곳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KEB하나은행이 종합만족도에서 5점 만점에 3.68점를 얻어 1위에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특히 총 5가지의 항목 중에서는 ‘시설 및 직원서비스’, ‘금융상품의 다양성’, ‘이자율·수수료’ 및 ‘서비스호감도’ 항목 등 4가지 항목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은행 통합과 지난해 성공적인 전산통합 이후 더 크고 편리한 KEB하나은행을 만들기 위한 전 직원의 수고와 열정이 손님들께 인정받은 뜻 깊은 결실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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