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적립금 정책 3개월만에 변경…업체 측 "면세점 측 요청 따른 것" 해명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의 노골적인 보복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중국 고객의 영향을 많이 받는 화장품업계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LG생활건강(대표 차석용)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는 궁중 한방화장품를 표방하며 고급화 전략으로 중국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중국 내 반한감정도 점차 심화돼  매출 타격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LG생활건강 측은 최근 면세점 적립금 정책을 3개월 만에 다시 바꾸면서 소비자들의 날선 시선에 직면해 있다.

▶중국인 떠나고 콧대 꺾인 ‘후’?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 ‘후’는 지난달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기존 적립금 사용 불가 방침에서 적립금 사용이 가능하도록 변경했다고 발표했다.

LG생활건강은 '후'에 대해서 적립된 포인트 사용은 물론이고 신규 적립조차 불가능하도록 소비자들의 혜택을 축소시킨지 3개월 만이다.

적립금 사용 가능부터 다양한 소비자 혜택이 부활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그 이유는 당초 LG생활건강이 '후' 브랜드의 인기 및 인지도가 상승하자 높은 콧대를 과시하는 듯 지난해 연말부터 적립금의 사용 및 적립을 막고, 각종 카드사 행사에도 참여할 수 없도록 브랜드 정책을 바꾼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사드 보복 여파로 중국 소비자들을 대거 잃게 생긴 뒤에야 국내 소비자들을 다시 챙기는 업체의 행보가 얄밉기까지 하다며 날카로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당시 럭셔리 브랜드 이미 강화 차원에서 면세점 적립금을 사용할 수 없도록 제도를 변경했었다”며 “이후 면세점 측에서 지속적으로 적립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협조하는 차원에서 지난달 24일부터 다시 정책이 변경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장품업계 사드 불똥…어디까지?

업계에서는 후의 정책 변경에 대해 중국의 사드 보복이 영향이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LG생활건강 화장품 브랜드 중 후는 면세점 고객, 특히 중국인 고객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만큼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여기에 최근 LG생활건강의 현지 공장까지 보복의 타깃이 될 만큼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마케팅 전략의 수정을 요한다는 분석이다.

LG생활건강은 최근 중국 당국으로부터 항저우 화장품 공장의 소방 안전관리 점검을 받고 처분 통지를 기다리는 중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항저우 공장의 소방 점검이 있기 했지만 그 이후로 어떤 처분 내용도 나오지 않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라며 “다만 해당 공장 자체 월 매출 규모가 아직 5~6억 원밖에 되지 않을 만큼 작기 때문에 강한 조치가 떨어진다 해도 큰 피해가 우려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장기적인 사드보복 여파에 대해서는 모든 업체가 마찬가지로 예상이 불가능한 범주이기 때문에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드 여파에 따른 화장품 업종에 대한 증권가 전망은 대체로 어둡다.

조용선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여유총국의 규제가 브랜드업체의 핵심채널을 정조준하고 있고 중국 현지시장에서 한국 코스메틱 브랜드 반감이 태동된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이어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대비 25%가량 줄어든다고 봤을 때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면세점채널 매출액은 각각 -16.5%, -14.0% 수준의 민감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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