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임금체불 등 악재 속 상장 지연 '지분매각' 선회…2018년 상반기 상장 재추진 계획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이랜드리테일의 상장 시계가 또 다시 멈췄다.

앞서 이랜드는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의 아르바이트 직원 임금 체불 등의 부정적 이슈와 함께 재무적 문제 등으로 상장 ‘불투명’에 대한 잡음이 계속돼 왔다.

그러나 이랜드 측은 올 상반기 목표로 진행 중인 상장에는 큰 문제가 없다며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돌연 태도를 바꿨다.

▶이랜드리테일 상장, 내년까지 일시정지…속내는?

이랜드그룹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랜드리테일 상장을 내년 상반기 중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이랜드그룹 이규진 CFO, 김보걸 자금 본부장.

이랜드리테일이 최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 이랜드파크의 임금 미지급 논란으로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된 탓이 크다.

또 이를 이유로 한국거래소가 심의 계획을 미루고 있어 이랜드그룹은 이러한 불확실성 요인을 완전히 제거하고 우량회사로 전환,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속내다.

이랜드그룹 이규진 CFO는 “이랜드파크 외식 사업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했으나 상장 절차는 계속 지연됐다”며 “수동적으로 기다리면서 대응하기 보다는 선제적, 주도적으로 움직여 상장을 적극 추진하고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12월 말 상장심사를 청구했다. 그러나 자회사 등의 악재가 겹치며 상장심사 청구 당시 적용받은 패스트트랙 적용까지 취소당하는 등 고초를 겪었다.

특히 재무구조 최대 자구책인 ‘상장’이 힘없이 지연되는 모습에 일부 신평사는 이를 주목하고 신용등급을 강등시키기도 했다.

▶이랜드리테일 가치 극대화는 어떻게?

이랜드그룹은 ‘이랜드리테일’의 체질 개선을 위해 ‘지분매각’이라는 히든카드를 사용키로 했다.

이랜드리테일은 프리 IPO를 통해 6,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동부증권을 주관사로 한 컨소시엄을 형성, 투자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유입된 자금 중 3,000억 원은 이랜드리테일 상환전환우선주(RCPS) 해소를 위해 쓰일 예정이다. 상환 만기일은 오는 6월이다.

나머지 금액은 이랜드리테일 재무구조 개선 등에 사용된다.

상장에 발목을 잡았던 이랜드파크를 이랜드리테일에서 완전 분리하는 기업구조 개편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기업 이미지 및 가치 제고뿐 아니라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랜드월드는 이랜드리테일이 보유하고 있는 이랜드파크 지분을 매입할 계획이다.

실제로 이랜드리테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302억 원이지만, 이랜드파크 등 자회사를 통합한 이랜드리테일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743억 원으로 급감한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자회사들 차손상황 발생으로 이랜드리테일 기업가치가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상장을 진행하는 것은 투자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IPO와 유사한 효과가 있는 자본 유치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이슈가 된 자회사를 분리한 후 바로 상장 일정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 다시 멈춘 상장…추가 신용등급 하락 우려

이랜드가 자구책으로 내놓았던 이랜드리테일 상장 계획이 또 다시 미뤄지자, 일각에서는 신용평가사들이 재무구조 개선에 의문을 던지며 신용등급을 추가 강등 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30일 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로 강등시켰다.

기업어음 신용등급도 ‘A3’에서 ‘A3-’로 떨어뜨렸다.

최근에는 국내 신평사들이 상장이 무산되거나 지연될 경우 재무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판단해 신용등급 하락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번에 추진하던 상장은 무기한 심사가 연기되는 등 언제 상장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으나 이번 당사 결정으로 오히려 시장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기도 한다”면서 “무기한 상장만 기다리는 것이야 말로 말로 리스크한 상황이지만 재무구조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모습을 좋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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