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오는 24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주요 계열사들이 주주총회를 실시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이후 열리는 첫 주총으로, 이번 주총을 통해 향후 삼성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삼성전자, 24일 주총…지배구조 개편 내용 나올까

주총을 앞두고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사안은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내용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 지주사 전환 문제에 있어 삼성이 다소 소극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측돼 왔다.

하지만 지난 14일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이 “그룹 이슈와 관계없이 주주들과 약속했던 사안이기 때문에 차질없이 검토한 뒤 예정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지주사 전환 이슈가 다시 한 번 부각됐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했던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지주사 전환을 요구한데 따라 “그동안 사업구조를 간결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며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과 해외증시 상장의 기대효과 등 주주가치를 최적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덧붙여 삼성전자는 이 문제에 대해 기업의 최적 구조를 결정하는 데 있어 다양한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재무제표 및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결국 시기 문제

현재 지난 11월 삼성전자가 제시한 6개월이 지나지 않은 시점임에 따라, 이번 주총에서는 지주사 전환 이슈에 대한 깊은 논의가 이뤄지진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결국 진행될 문제라는 관측이 다수다.

현재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약 0.6%에 불과하다. 오너가 및 삼성그룹사가 보유한 지분을 모두 합쳐도 18.47%다. 반면 외국인 지분율은 50%를 넘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지분율을 높여야 만하는 상황이다.

지주사 전환은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고, 그룹내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은 이론적으로 실행 가능하며, 지배력 확보 관점에 있어 필요성이 높다”며 “다만 전환 시기의 선택 문제로, 6개월 검토 기간을 고려할 때 5월 중 실제 전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국회에서 상법개정안 통과 노력이 이어지고 있음에 따라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서두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자사주 의결권을 제한하는 상법개정안 등 관련 경제민주화법안이 시행되기 이전에 분할 등기를 마무리해야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인적 분할 시 자사주 활용을 금지하는 상법개정안은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무산됐으나 3월 임시국회 이외에도 국회 통과 노력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지주사 전환이 가장 빠른 시행 가능 시점은 3월 임시국회 처리를 가정할 경우 7월”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보수적으로 4월까지는 이사회의 분할 결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미래전략실이 해체됨에 따라 지주회사 전환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룹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오던 미전실을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변함으로서 대체할 수 있다는 것.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총수가 없다거나 미전실이 해체됐다는 이유로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늦춰진다면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의 순수성이 오히려 의심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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