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여러분들에게 다이어리나 수첩, 노트는 어떤 의미인가요?

영국 여행작가 브루스 채트윈(Bruce Chatwin)은 “여행 중 여권을 잃어버린 건 걱정도 아니다. 수첩을 잃어버리는 것이야 말로 재앙이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브루스 채트윈은 수첩에 떠오르는 영감을 기록하기를 좋아했을 뿐 아니라 애용하던 수첩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이 마지막으로 남긴 저서 <송라인>에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그토록 사랑한 수첩은 여전히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몰스킨’이죠.

몰스킨은 과거 2세기 이상 사용돼 온 그야말로 ‘역사’의 수첩 브랜드입니다. 당시만 해도 현재처럼 몰스킨이라는 번듯한 브랜드명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몰스킨이라는 이름은 브루스 채트윈이 수첩을 ‘몰스킨’이라 묘사했고,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이 수첩을 ‘몰스킨’이라 칭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그대로 굳어진 이름입니다.

이 몰스킨 애호가는 브루스 채트윈만 있지는 않습니다.

빈센트 반고흐, 파블로 피카소,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예술가와 사상가들에게 사랑받는 공책이었습니다.

2세기 이상 흘러 내려온 몰스킨,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자칫하면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습니다.

1980년 대 후반 이 전설적인 공책은 갑자기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이 수첩을 생산하던 장인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었죠.

다행히도 1997년 밀라노의 작은 출판사가 동시대 창작자들과 창의성 등 특별한 전통을 되살리자는 의미에서 다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판매되고 있습니다.

몰스킨이라는 브랜드 네임이 낯선 분들도 계실텐데요. 연말 스타벅스가 스탬프를 모은 고객에게 증정하는 다이어리(플래너)가 바로이 몰스킨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둥근 모서리, 심플한 디자인, 고무밴드, 후면 수납 포켓 등이 매력적인 플래너죠.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디자인이야 말로 몰스킨의 상징입니다.

▲ 몰스킨 키스 해링 리미티드 에디션 노트 컬렉션.

또 다양한 문화 아이콘과 협업, 리미티드 에디션을 꾸준히 제작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팝아트의 거장 ‘키스 해링(Keith Haring)’의 에디션 노트를 출시했습니다.

이러한 제품은 마니아층으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몰스킨은 스마트한 시대에 발맞춰 스마트 라이팅이 가능한 제품도 선보인 바 있습니다.

몰스킨 전용 스마트펜 한 자루와 페이퍼 태블릿만 있으면, 페이퍼에 스케치한 내용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거죠. 아날로그적 필기감은 유지하면서도 최근 트렌드는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디지털 환경 등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아날로그 노트의 꾸준함은 변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디지털 기기가 대신 해 줄 수 없는 아날로그만의 특유의 감성과 손 맛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부터 딸깍 거리는 펜 하나를 꺼내 한 장, 한 장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기록하고 나의 생각과 하루를 정리할 수 있는 아주 사적인 개인공간 하나 만들어 보시는 것은 어떠세요?

추후에 꺼내어 또 다시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당시 번뜩이던 생각들과 추억들을 반갑게 마주할 수 있는 보물 창고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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