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최근 숙박앱 업체들이 말썽이다.

야놀자가 ‘성매매 의혹’ 등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이고 난 후 여기어때가 개인정보 유출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와 더불어 후기 조작으로 또 한 번 소비자들의 신뢰를 저버렸다.

지난 3월 여기어때는 해커의 해킹으로 개인정보를 유출시켰다. 이 사건으로 여기어때 이용 고객의 일부는 숙박 서비스 이용 정보 및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문자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문제는 여기어때의 허술한 보안 관리였다. ‘SQL인젝션’ 방식의 초보적 해킹 공격에 가볍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O2O서비스를 제공한다는 IT기업에서 말이다.

며칠 전 민관 합동조사단은 여기어때 개인정보 유출 침해 사고 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 충격적 결과가 나왔다. 조사 결과 총 99만584명의 고객 정보 340만 건이 유출됐다.

당초 여기어때가 예측한 개인정보 유출 건 4,000여 개였던 것에 비해 그 격차는 매우 컸다.

특히 여기어때 회원수가 약 300만 명임을 감안하면 3명 중 1명의 정보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노출된 것이다.

유출 정보 또한 숙박 예약 관련 정보, 계좌번호 등 민감한 내용이 수두룩했다. 고객의 개인정보를 넘어 사생활까지도 침해했다는 점에서 이용 고객들의 실망은 클 수밖에 없다. 숙박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만한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여기어때 등 숙박 앱 사업자들이 이용 후기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또 한 번 신뢰를 잃었다.

여기어때가 은폐한 불만족 후기는 야놀자의 500배 이상의 수준이었다. 야놀자는 2015년 7월 28일부터 지난해 9월 26일까지 약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18개의 후기만을 은폐했지만, 여기어때는 2016년 4월부터 같은 해 9월 25일까지 반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5,952개의 후기를 임의로 숨겼다.

여기어때에 대한 믿음이 바닥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은 도전과 열정, 변화와 혁신, 신뢰와 책임, 고객의 만족 등 4가지를 핵심가치로 삼고 있는데, 최근 여기어때의 모습과 일치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핵심가치에서 심각하게 벗어난 여기어때가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한 번 회사의 핵심가치와 고객 관점의 정직하면서도 차별화된 서비스로 혁신했으면 한다.

숙박앱 업체들은 업계 내 치열한 경쟁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지만, 크게는 O2O 사업의 좋은 표본으로 많은 스타트업 업체들을 이끌어 왔다.

젊은 생각들이 모여 패기와 열정으로 만들어내는 스타트업들의 퍼포먼스는 기존 기업들과의 확연히 구분됐고, 또 많은 이들의 응원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일련의 사건들은 기존 기업들의 모습을 답습하는 것처럼 느껴져 더 큰 실망을 안겨다 주고 있다.

고객의 정보를 보호하는 것이 필수가 아닌 그저 비용으로 여기지는 않았는지,  후기를 조작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동이 필요악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구태의연한 악습을 되풀이하는 것은 결코 소비자들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

좋은 모델을 쓰고, 으리으리한 곳에 광고를 한다고 올챙이적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이번 사건들을 좋은 계기로 삼아 젊고 순수했던 창업 당시를 떠올려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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