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본인 행동으로 인해 상처 받은 분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모든 것이 본인의 불찰이다. 한없이 참담한 심정이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운전기사 갑질 파문을 일으킨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 사과를 위해 나선 자리에서 남긴 말이다.

3분 정도의 시간동안 사과문을 읽고 퇴장했다.

“너는 월급 받고 일하는 X이야, 잊어버리지 말라고. 너한테 내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거야”

이는 전날 공개된 이장한 회장과 운전기사와의 대화 중 일부이다. 

이 회장은 수행원에게 갑과 을의 위치를 정확히 확인시켜 주며 폭언을 서슴지 않았고 이 모습은 녹취파일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흔히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장한 회장은 ‘운전기사 폭행’ 논란이 빚어진지 하루 만에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스스로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다.

너무 빠른 후회가 다소 이른 사과로 이어져 여론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진심 없는 면피성 사과에 그쳐 보인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8,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던 국내 굴지의 제약사가 타인의 인격은 무시하며 시대 정신을 역행하는 모습에 여론의 분노가 크다.

‘비정상을 정상화하고 사람이 주인인 사회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시책에도 반하는 모습이다.

종근당의 미션과도 일치하지 않는 부조화다.

종근당의 미션은 ‘우수 의약품을 개발해 인류 건강을 지키며 복지사회 구현에 이바지 한다’로 정해져있다.

인류 건강이라는 거창은 미션을 제시하는 제약사 회장으로서 본이 되기는커녕 자신의 가장 근거리에 있는 운전기사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가했다.

상처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의 장이 직원들에게 아픔과 상처를 주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이장한 회장이 정말 이번 일을 참담히 여기고, 반성한다면 ‘자숙’의 시간을 핑계로 논란에서 도피만 할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할 것이다.

그동안 종근당을 찾았던 소비자들과, 임직원 일탈로 또 다른 피해를 보고 있는 임직원들을 고려해서라도 책임감 있는 오너의 태도는 어떤 것인지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제약사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인 인간을 치유하는 회사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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