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효율화 작업 박차…은행 측 "고객 편의 고려한 통폐합 진행"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비대면 금융거래 확대로 은행권 영업점 축소 바람이 거센 가운데 기업은행이 이례적 규모의 점포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본격적인 ‘점포 다이어트’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기업은행은 9개 점포에 대한 폐쇄를 순차적으로 단행했다. 이번에 폐쇄된 점포들은 이태원 외환송금센터, 신당동지점, 수서역지점 등 3개 점포와 경기지역 6개 점포 등 총 9개 곳으로, 이들 점포는 인근 대형 점포와 통폐합됐다.

업계는 지난 3년간 점포 수 변동이 거의 없었던 기업은행이 최근 들어 점포 효율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모바일 등을 통한 비대면 금융거래가 확산되면서 영업지점의 필요성이 옅어지고, 오히려 영업점 유지가 불필요한 비용으로 여겨지는 기조가 확산되면서 금융권 여기저기 군살 빼기 작업에 한창이기 때문.

그러나 기업은행 측은 이번 점포 통폐합에 대해 단순히 적자 점포를 정리하는 차원의 일회성 통폐합일 뿐 향후 점포를 계속 줄여나갈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인근에 점포가 2개 이상 모여있는 중복 점포들 가운데 수익이 적자가 나는 점포들이 이번에 통폐합 대상이 됐다”며 “실질적으로 적자 점포는 정리를 하고, 새롭게 수요가 필요한 지역에 지점을 신설할 계획일 뿐, 앞으로 계속 점포를 축소해 나간다는 방침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만약 적자가 나는 점포라 하더라도 가까운 지역에 점포가 없다면 정리하지 않았다. 무조건 적자 점포를 통폐합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편의를 따져가며 운영할 계획”이라며 “현재 점포 수가 650개 정도로 다른 시중은행의 비하면 많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굳이 점포 축소로 노선을 잡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씨티은행은 기존 133개 영업점 가운데 101개 지점, 즉 전체 80%의 점포를 축소한다는 계획을 발표해 은행권 점포 통폐합 논란에 도화선을 당겼다. 계속되는 여론의 집중 포화에 기존 계획에서 한발 물러선 씨티은행 측은 폐쇄 지점 수를 90개로 축소하기로 노사간 합의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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