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계열 카드사 상반기 실적 비교…"올해도 어려운 한 해 될 것"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악화된 업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계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전년도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회성 요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실제 순익만 따지고 보면 감소하거나 제자리 걸음에 머물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각 사 발표 자료에 따르면 신한카드·KB국민카드·하나카드·우리카드등 4대 은행 계열 카드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3,000억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별로는 압도적 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6,312억 원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전년 동기 대비 77.7% 증가했다.

신한카드는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영향 및 대출상품 금리 인하 영향에도 전년 동기 대비 약 3.7% 증가한 안정적인 매출 성장 시현과 조달비용 및 마케팅 비용 절감을 통해 비은행 그룹사들의 이익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신한카드의 상반기 순이익 규모는 신한금융지주가 상반기 순이익 1조8,891억 원의 30%를 넘어서면서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만 이는 올해 1분기 충당금 환입과 2분기 비자카드 주식 매각 등 일회성 호재와 비용 절감 등이 반영된 결과로 이를 제외하면 벌어들인 수익이 크게 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신한카드는 1분기 신용리스크 내부등급법 도입을 통해 약 2,800여억 원 충당금이 환입되면서 해당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2분기에는 비자카드 주식 100만 주를 800여억 원 매각했으며, 상반기 판관비는 전년 동기보다 약 8%가량 줄였다.

신한카드는 향후 올해 안에 120만 주의 비자카드 주식 잔량을 전부 처분할 계획을 갖고 있어 올 한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자칫 카드사업계 순이익 규모를 과도하게 높아 보이게 만들어 추가 수수료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2위를 차지한 KB국민카드는 상반기 1,535억 원을 거둬들여 전년동기 1,533억 원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분기 당기순이익의 경우 1분기에 인식한 배당금 수익 소멸 등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15.7% 감소한 702억 원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나타내며 전년 동기 대비 93.6% 급증한 751억 원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시현해 단연 눈길을 끈다. 이는 카드사 통합 이후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지난 2014년 12월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합병으로 새롭게 출범한 하나카드가 2015년 전산통합까지 마무리한 후 본격적으로 공격적 영업활동을 시작한 2016년도 성과가 가시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하나카드 주력 상품인 1Q카드 시리즈의 공이 컸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통합 이후 상품을 막 출시해 영업을 시작했던 지난해 초까지는 실적이 미비한 부분이 있었지만, 1년 정도 공격적 영업활동을 벌이면서 지난해 말부터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1Q카드의 경우 출시한지 1년 반만에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합쳐 300만 좌를 돌파할 만큼 반응이 뜨겁다”며 “하나금융의 하나멤버스 가입자 수가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 기준 하나카드에 뒤쳐진 우리카드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10억 원 증가한 619억 원의 순이익을 올리는데 머물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한카드와 하나카드의 경우 일회성 이익이나 회계처리 기준이 변경이 되서 갑자기 이익이 급증한 것처럼 착시효과 있는 것 뿐“이라며 "거의 제자리걸음이나 정체를 한 상태라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이달부터 우대 가맹점 범위도 확대돼 카드사들에게 더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8월부터 우대수수료 적용확대 등 카드사 영업환경이 더욱 악화되는 상황에서 향후 수익성 둔화 압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드사들의 주요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에 대한 규제가 이어지면서 영업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적용되는 우대가맹점 확대 및  고위험대출에 대한 추가충당금 부담, 8월부터 우대수수료율 적용확대 시 연간 약 3,500억 원 카드 수수료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이어 “신정부의 카드수수료 종합 개편방안이 내년 말까지 마련되면서 추가인하가 이어질것”이라며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내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설 수 있으며 중금리대출 확대로 카드대출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간 경쟁심화로 카드비용 증가율이 수익증가율을 상회하고 있어 수익성 둔화 압력은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