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폴바셋’ 남양유업 ‘백미당’ 메뉴·콘셉트 유사…다양한 신사업 여론 '회의적'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서울우유협동조합(이하 서울우유)의 뒤늦은 시장대응이 우려를 낳고 있다.

저출산과 기호 변화에 따라 흰 우유 수요가 점차 감소하면서 유업계는 위기를 맞이했다.

이에 여러 업체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본업을 기반으로 한 디저트 카페 론칭을 하거나, 와인 등 주류, 유아동복 브랜드 론칭 등 새로운 사업에서 활로를 찾기도 했다.

서울우유는 흰 우유 시장에서 부동의 1위(매출 기준)를 지켜왔으나 최근 시장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매일유업에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사업다각화 그림 그리는 ‘서울우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서울우유가 최근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서울우유는 30여년 만에 조제분유 사업에 재도전하는가 하면, 요즘 주목 받는 펫푸드 시장도 노크했다.

송용헌 조합장은 한 인터뷰에서 “우유 소비가 줄어드는 추세를 거스를 수 없지만 더 좋은 우유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많다”며 “다양한 가공제품 생산도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에는 양주 통합 신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202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양주 통합 신공장은 우유 및 가공유뿐 아니라 분유, 버터 등 70개 품목 이상의 유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종합 유가공장이 될 전망이다.

이어 최근에는 유제품 전문 디저트 카페를 오픈했다.

‘밀크홀 1937’이라는 상호로 오픈한 디저트 카페는 병우유, 발효유, 소프트 아이스크림, 자연치즈, 커피 등을 판매 중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유제품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메뉴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1호점을 시작으로 운영 노하우를 축적, 보완하겠다”고 전했다.

▶업계 리드하던 ‘서울우유’ 팔로워로 전락?

서울우유의 사업에 다변화를 주고 있는 가운데, 여론은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서울우유가 내놓은 신사업들을 살펴보면 앞서 신사업 개척에 나섰던 매일유업·남양유업 등과 큰 차별화 없이 쫓아가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유제품 전문 디저트 카페 '밀크홀 1937'은 메뉴의 혁신성과 차별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매일유업이 론칭한 ‘폴바셋’은 전국 80여개의 매장이 운영 중이고, 남양유업의 ‘백미당’도 전국에서 약 30여개의 점포가 운영 중이다.

이들 디저트 카페에서는 자사 우유를 활용한 병우유, 카페라테, 소프트 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해 서울우유의 '밀크홀 1937'에서 판매하는 제품과 유사하다.

참신하지 않은 메뉴는 물론 비슷한 인테리어도 충성 고객을 사로잡기에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디저트 카페 사업의 첫 걸음을 뗀 것으로,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매장 확대 방안 등이 나온 것은 아니다”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핀 후 사업 확장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분간 매출 반전 어려울 듯

서울우유가 사업다각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다각화의 시작이 될 양주 신공장의 완공 예정은 2020년이다. 투자에 대한 효과를 보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더불어 양주 신공장 건설과 함께 본격적으로 추진될 조제분유 사업의 경우에도 국내 시장은 규모가 제한적인 것은 물론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한 상황에서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을 기대하는 것도 쉽지 많은 않다.

시작부터 논란인 ‘밀크홀 1937’은 경쟁이 심한 디저트 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소비자 신뢰의 문제도 남아있다.

급식 우유 입찰 담합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우유에 대한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 것도 문제로 떠오른다. 검찰 조사 결과 담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누리꾼들은 “서울우유 월급도 우유로 주더니, 이번에는 담합으로 구설수까지 올라 실망”이라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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