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변액보험 펀드주치의 도입…"상담원 최소 2~5명 배치"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국민 약 6명당 1명꼴로 가입한 변액보험의 운용‧관리 체계가 허술해 소비자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내년부터 모든 생명보험사에 변액보험 관련 전문 상담센터 설치가 의무화 될 예정이다.

DGB생명은 올해 2분기 연속 가장 많은 변액보험 관련 민원을 받았으며, 현대라이프의 경우 생명보험사 중 전분기에 비해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변액보험 민원 건 수가 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준으로 나타나 소비자 주의가 요구된다.

▶DGB 변액보험 민원 ‘최고’ 업계 평균 9배

생명보험협회 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생보사의 보유계약 10만 건 당 평균 변액보험 민원 환산 건수는 33.2건으로 집계됐다.

업체 별로 살펴보면 DGB생명이 변액보험 보유계약 10만 건당 민원 건수가 272.3건으로 업계 내 독보적으로 높았다. 이는 업계 평균보다 9배 정도 많은 수치다.  

▲ 생보사 변액보험 민원환산 건수

생보사 가운데 2분기 변액보험 민원 건수가 두 번째로 많은 업체 자리는 64.72건을 기록한 현대라이프가 차지했다. 현대라이프는 1분기 182.37건 보다 65%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많은 고객들로부터 변액보험 민원을 받고 있다.

KDB생명(40.4건)과 AIA생명(38.13건)의 경우 변액보험 민원 건수가 업계 평균치를 웃돌았으며, 이밖에 라이나생명(30.74건), KB생명(23.56건), 동양생명(18.86건), ING생명(15.75건) 순으로 민원이 많았다.  

변액보험 보유 계약 건수가 10만 건 이하인 흥국생명, 현대라이프, DGB생명, KDB생명, KB생명, 라이나생명 등을 제외 했을 경우에는 AIA생명이 가장 민원이 많았다.

국내 상위 3개 생보사 중에는 14.61건으로 삼성생명이 가장 많은 변액보험 민원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보생명은 14.21건으로 삼성생명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으며, 한화생명이 13.26건으로 빅3 가운데 가장 낮았다.

다만 삼성생명의 경우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분기에 비해 변액보험 민원이 감소하며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신한생명은 올해 2분기 변액보험 민원 건수가 5.37건으로 가장 낮았으며, 이 밖에 푸른덴셜생명(6.3건), ABL생명(7.2건), 흥국생명(8.3건) 순으로 변액보험 관련 고객 민원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19곳 생보사 가운데 전분기에 비해 변액보험 민원 건수가 가장 많이 개선 된 업체는 현대라이프(-65%)로 나타났으며, 신한생명(-45.3%), ABL생명(-44.2%), 메트라이프(-38.91%), 흥국생명(-33.7%), KB생명(-30.15%), ING생명(-26.71%) 등 1분기에 비해 민원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금융당국, 변액보험 펀드주치의 도입…개선될까?

이처럼 소비자 민원이 끊이지 않는 변액보험 상품에 대해 금융당국이 결국 칼을 빼 들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일 변액보험을 판매하는 모든 생보사가 전용 콜센터를 두고, 전문성 있는 상담원을 배치하는 ‘펀드 주치의’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변액보험 적립금은 113조 원, 계약 건 수는 820만 건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민 6명당 1명이 가입한 꼴인데, 사실 변액보험은 펀드 운용 실적에 따라 보험금이 변동되는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펀드 변경 등을 통한 지속적인 수익률 관리가 필요함에도 현재 보험사의 관리상담 체계가 미흡해 저조한 수익률로 인한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는 상품이기도 하다.

금감원은 보험설계사 등이 변액보험 판매에만 치중하고 주기적인 상담을 통해 펀드 관리 등 유지관리에 소홀한 점을 문제로 보고 있다.

특히 보험사는 판매만 할 뿐 대부분이 변액보험 자산운용을 자산운용사에 위탁하고 있어 보험사 자체적인 수익률 관리체계가 부족하고 펀드 관련 정보제공이나 상담서비스 제공도 미흡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14개 생보사 변액보험 가입자 중에 가입 이후 한 번이라도 펀드를 변경한 계약은 전체의 3.9%에 불과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민원 사례 가운데 변액연금보험 상품에 가입한지 8년이 지났으나, 우편으로 오는 수익률 등에 대한 정기문서 외 어떠한 안내도 받은 적이 없는 소비자도 있었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미래에셋생명, ING생명, PCA생명, 푸르덴셜생명, 라이나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 현재 6개 생보사만 운영 중인 변액보험 전용 콜센터를 변액보험을 판매하는 23개 전체 생보사에 설치하도록 할 예정이다. 

단순 조회를 위한 일반 콜센터와 달리 변액보험 전용 콜센터는 변액보험 판매자격증이 있거나 종합자산관리사 등 펀드 관련 자격을 가진 상담원이 배치돼야 하며, 보유 계약에 건수에 따라 최소 2~5명의 상담원을 배치해야 한다.

금감원은 우선 10월부터 펀드주치의 제도를 시범적으로 실시한 뒤 내년 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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