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매각 불발…태극제약 측 미고지 이유·위약금 등 함구 일관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토니모리는 지난 8월 경영권 취득을 목적으로 태극제약의 최대주주와 주식양도 계약을 체결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인수 규모는 140억 원이며, 태극제약 보통주 지분 47.6%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토니모리는 태극제약 최대주주와 맺은 주식양수도 계약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주주가치훼손을 우려해 부득이하게 내린 결정이라는 것이 토니모리 측의 설명이다.

태극제약 측의 우발채무가 드러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태극제약, 우발채무 미고지 왜?

토니모리가 최근 사업다각화를 위해 추진했던 태극제약 인수를 포기했다. 토니모리는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론칭을 계획했었다.

태극제약을 실사하는 과정 중 숨은 부채를 발견한 것이 화근이 됐다.

토니모리에 따르면 태극제약은 2009년 충청남도 부여군으로부터 국고보조금을 받았으나 이행 조건을 갖추지 않아 주식양도 체결 이후인 지난달 17일 부여군으로부터 국고보조금 회수를 토 통보받았다.

그러나 해당 사실을 토니모리 측에 알리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태극제약이 직접 나서 우발채무를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적극 해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태극제약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채무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한 입장을 태극제약 측에 취재했으나 태극제약은 “해당 사안에 대해 아는 바 없다, 회사 측으로부터 관련 사실에 대한 어떠한 말도 듣지 못했다”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태극제약 타격, 향방은?

이번 일로 토니모리도 ‘더마 브랜드’ 론칭과 관련해 차질을 빚게 됐지만 태극제약 측의 입장도 곤란하게 됐다.

태극제약은 당장 수익성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태극제약은 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토니모리는 태극제약의 100% 과실로 보고, 태극제약에 위약금까지 청구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가 탄탄하지 않은 상황에 계약금과 위약금을 상환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다만 위약금은 회사가 아닌 대주주들이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회사와는 무관하다.

토니모리 IR팀 관계자는 “위약금을 조율 중이긴 하지만, 다 받지 못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토니모리가 지난 6월 확보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대금 상환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국고 보조금 상환도 앞두고 있어 회사의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상환전환우선주를 더 이상 보유할 필요가 없어 상환을 청구했고, 태극제약 측은 10월 13일까지 대금 상환을 약속했다”면서 “만일, 대금을 다 채우지 못하면 대주주가 연대책임을 지기로 계약서 상 명시돼 있고, 이를 고지했다”고 밝혔다.

상환해야할 상환전환우선주 대금은 87억 원이며, 국고 보조금은 73억 원으로 알려졌다. 태극제약이 상환에 필요한 금액만 160억 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태극제약은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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