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이궁 유치 위해 수수료 지급 등 출혈 경쟁…화장품업계 브랜드 이미지 실추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사드 보복’으로 매출 급감을 예상했던 면세점이 월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는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이 약 1조3,5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대비 20% 증가한 금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세점업계는 이 같은 소식이 반갑지만은 않은 모양새다.

지난 3월 중국의 한한령 조치 후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대폭 감소했다. 이로 인한 면세점업계의 타격은 컸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현재 면세점들은 각종 혜택을 제공하면서 중국 보따리상인 ‘따이궁’에 의존해 안간힘을 다해 버티고 있다. 따이궁은 국낸 화장품 등을 면세점에서 저렴하게 구입하고, 다시 재판매를 한다.

문제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보다 수익성이 낮다는 점이다. 따이공 유치를 위해 지급하는 수수료로 인해 수익에는 큰 효과가 없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외 화장품 브랜드들이 따이궁의 비정상적인 유통을 막기 위해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있어 매출에도 심심찮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국내 화장품 업체의 경우 중국 현지시장에서 다양한 제품을 판매 중이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따이궁을 통한 비정상적 유통이 계속될 경우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라네즈, 헤라, 아이오페 등을 브랜드별로 10개씩 구매가 가능하도록 했으나 최근 5개로 줄였다. LG생활건강은 후, 공진향 등 세트제품을 최대 5개까지만 구매가능토록 규제를 강화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정상적인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고 보따리상을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들 가운데서는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기도 하고 소매가격 등에서도 차이가 날 수 있다”면서 “브랜드 가치 보호 차원으로 구매수량 제한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국내 브랜드 외에도 수입 화장품 브랜드들도 구매 수량 제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18일 키엘은 구매수량을 5개에서 3개로 줄이기도 했다.

면세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8월 면세점 매출이 사상 최대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따이궁 유치를 위한 높은 여행 수수료 등의 각종 비용을 제외하면 이익은 크지 않다”면서 “화장품업계가 지속적으로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매수량 제한으로 인한 면세점 매출 감소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면세점 지점마다 적용되는 구매수량 제한으로 보따리상들이 채워야 할 물량을 업체별, 지점별로 돌며 맞출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또 다른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아마도 국내외 브랜드들의 구매수량 제한으로 보따리상들의 활동영역은 커질 것”이라면서 “결론적으로, 면세점업계 전반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업계는 대내외적인 악재, 각종 수수료 및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여행 수수료 등의 비용과 제공 중인 혜택을 줄이는 등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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