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및 국내외 업체 인수 관심…오너리스크, 중국발 악재 겹쳐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촉망받던 IPO 대상 기업이었던 네이처리퍼블릭이 오너리스크로 흔들리며 M&A시장까지 나왔지만 매각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정운호 전 대표의 오너리스크로 위기를 맞은 네이처리퍼블릭이 김창호 신임 대표를 선임하며 재도약을 노리고 있지만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2014년 말부터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에 대신증권을 선정해 기업공개(IPO)를 준비해 왔다.

당시 네이처리퍼블릭은 상장 후 시가총액이 1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평가되는 등 시장의 기대도 컸다. 실제로 지난해 7월 네이처리퍼블릭의 장외주식 가격은 17만 원까지 치솟으며 시장의 기대를 증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정 전 대표가 100억 원대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구속됐고, 최유정 번호사와의 수임료 공방, 홍만표 변호사 등 법조계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로비 의혹,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등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가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이후 네이처리퍼블릭은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됐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비 8.24% 감소한 1,35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8억 원, 당기순손실 19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1년을 넘게 추진해 오던 상장 작업은 전면 중단됨과 동시에 무기한 연기하게 됐다.

네이처리퍼블릭은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미샤, 잇츠스킨, 에뛰드하우스, 토니모리 등 7대 브랜드숍 중 유일한 비상장사로, 이 중 비슷한 시기에 상장을 추진했던 잇츠스킨과 토니모리가 모두 상장에 성공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당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활용하려고 했던 중국·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도 더딜 수밖에 없었다.

네이처리퍼블릭이 악화 일로에 서 있는 가운데 최근 정 전 대표가 보유 중인 지분(73.88%, 560만5,920주)을 매물로 내놓으면서 경영권을 매각으로 방침을 선회했다.

수감 중인 정 전 대표를 대신해 난 7월 네이처리퍼블릭 사외이사로 선임된 안진회계법인 출신 정근철 감사위원장이 매각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영권 매각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기업 및 국내외 사모투자펀드 등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몇몇 투자자들은 인수의향서까지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너의 도덕성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는 인수자 입장에서 분명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가격 조율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당장 정 전 대표가 현재 구속 수감 중인 상태기 때문에 협상 과정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사드 이슈와 보따리상 규제 강화 등 중국발 악재들이 겹쳐 있어 인수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정 전 대표의 지분 매각, 중국 기업 인수 등 최근 사안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면서 “경영 정상화가 우선 목표이며, 그 이후 상장 시기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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