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 입사 후 신한 외길, 신한카드 사장 세 번 연임 검증된 인사…금융시장 변화 적극 대응 '혁신' 기대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올해 상반기 은행권 보수 1위를 차지했다.

이른바 ‘신한 사태’가 다시 불거진 와중에도 위 행장은 이변 없이 신한은행 사령탑 자리에 오르며 명예와 실리를 모두 꿰찼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로지 '신한' 외길만 걸어온 정통 '신한맨'인 위 행장은 지난해까지 신한카드 사장으로서 그 실력을 증명하며 무려 세 번의 연임에 성공했으며, 올해에는 결국 신한은행의 수장 자리까지 오르게 됐다.

금번 회장 선출 과정에서 스스로 물러섰던 그이기에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위 행장에게 차차기 회장 자리는 '따 놓은 당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누구보다 탄탄대로를 걸어온 그이기에 앞으로 신한은행장으로서 보여줄 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한을 위해 조 행장이 차기 회장이 되는 것이 순리”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금융권 최대 화두는 누가 한동우 회장의 뒤를 이어 신한금융지주의 왕관을 쓰느냐였다.

이 과정에서 조용병 회장(전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행장(전 신한카드 사장)이 유력후보로 끊임없이 하마평에 올랐다.

치열했던 승부는 위 행장이 최종 회장 후보 면접 자리에서 돌연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다소 허무하게 마무리 됐다.

당시 위 행장은 "신한의 미래를 위해 조 행장이 회장이 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하며, 차기 회장을 도와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 일각에선 일찌감치 위 행장의 차기 행장 내정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위 행장이 신한은행을 이끌게 되면서 당시의 선택을 두고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가 아니었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조용병 지주회장 내정자와 마찰 생기면 내 책임"

결국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과 신한은행 위성호 은행장으로 신한의 인사가 마무리됐지만 신한의 1·2인자 간의 불협화음을 걱정하는 시선이 존재했다.

회장 자리를 놓고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별였던 두 사람이었기에 불화나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위 행장이 신한은행장 내정자로 확정된 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김없이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위 행장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마찰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들었는데 그런 소리가 안 나오게 할 자신이 있다. 만약 조 회장과 불협화음이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면 그건 내 책임일 것”고 말하며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위 행장은 이어 "신한금융은 지주와 자회사 간의 역할 분담과 관리 시스템이 한동우 회장 재직 기간 동안 잘 구축돼 왔다"며 "시스템으로 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로 일하는 것 아니다”

1958년생인 위 행장은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구축해 그의 최고 무기로 만들었지만 다소 보수적인 금융업계에서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지주 회장 최종 면접에서 다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때문에 회장이 될 경우 향후 계열사 사장이 많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은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이에 대해 위 행장은 “일은 자리와 역할을 가지고 하는 것”이라며 "나이로 일하는 것이 아니다"고 답변해 화제가 됐다.

 

▶"신한만의 새로운 길이 필요한 시점"

위 행장은 신한카드 사장시절 카드업계 독보적인 1위로 자리매김 시킨 것은 물론이고 빅데이터 경영 등을 도입해 시장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신한은행장에 취임하면서도 그는 "신한만의 새로운 길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신한이 가야 할 길로 '디지털'과 '글로벌' 두 가지를 꼽았다.

지난 3월 취임사 통해 위 행장은 "빅데이터와 모바일 플랫폼을 경영에 활용해 비가격 요소를 적극 개발해야 한다"며 "신한이 디지털에서도 탁월함을 견지하도록 전행적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 아시아 유망 시장 내 인수합병(M&A)이나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글로벌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글로벌’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모든 것을 새롭게 재정의(리디파인)하자"

올해 첫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금융권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바꿔 놓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상태이다.  

상반기 당기순이익만 1조 원이 넘는 호실적을 거둔 신한은행이지만, 위 행장은 안주하지 않고 은행의 영역을 넘어서는 새로움을 추구해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지난 7월 경기도 소재 신한은행연수원에서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위 행장은 “그룹의 2020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아시아 리딩뱅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과거 방식으로는 안 된다”며 “경쟁환경, 영업방식, 조직역량 등 은행의 모든 것을 새롭게 재정의(리디파인, Redefine)하자”고 강하게 당부했다.

이 날 위 행장은 전통적 금융의 틀에서 벗어나 업(業)을 새롭게 정의한다는 ‘리디파인 신한’을 선포함과 동시에 디지털전략본부와 빅데이터센터 등 기존에 흩어져 있던 행내 디지털 관련 부서를 디지털 그룹으로 통합했다.

또한 디지털 전략본부 내 핀테크 신기술 중심의 6대 랩(AI, 블록체인, 오픈 이노베이션, 디지털 얼라이언스, 페이먼트, 엠폴리오)을 신설하는 신한은행의 혁신적 변화를 예고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