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민원 건수 증가율 최고…DGB생명 개선에도 민원왕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변액보험이 현재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적용을 앞두고 재무 부담이 적은 변액보험에 다시 힘을 싣고 있기 때문.

때마침 최근 증시 활황과 기준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변액보험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변액보험은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민원이 끊이지 않는 상품인 만큼 가입 전 업체별 민원 현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DGB생명은 전분기에 비해 변액보험 관련 민원이 현저히 줄었지만 여전히 업계 내 가장 많은 민원을 받고 있으며, 흥국생명은 전분기에 비해 민원 증가폭이 가장 큰 수준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흥국생명, 3분기 민원 2배 증가

변액보험은 펀드 운용실적에 따라 투자 수익률을 확보하면서 최저보증옵션 가입 시 보험금은 보장돼 저금리, 인플레이션에 대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생명보험상품이다.

다시 말해 고객들이 낸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운용하고, 수익이 나면 실적을 보험금에 얹어주는 방식의 간접투자상품이다. 보험과 펀드의 속성을 갖고 있어 단기간에 해지하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 보니 판매과정에서 투자손실 등에 대한 위험성 안내가 미흡하고 투자형 상품인데도 불구하고 중도해지 시 기대 이하의 낮은 환급률을 지급해 소비자 불만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민원왕’ 상품이기도 하다.

올해 3분기 변액보험 관련 민원 건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업체는 태광그룹 금융계열사인 흥국생명(대표 조병익)으로 나타났다.

▲ 올해 변액보험 민원 건수(보유계약 십만 건당) 추이

생명보험협회 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 흥국생명의 변액보험 민원건수는 전분기보다 99.4% 증가했다. 실제 증가한 건수는 10건 내외에 불과하지만 다른 생보사들의 관련 상품 민원이 크게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수치다.

최근 흥국생명은 변액보험 판매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 초 변액보험을 전담 판매하는 변액보험 전문지점을 시도했다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후 올해 변액보험 신상품들을 출시하며 주력으로 밀고 있다.

지난 11월 판매된 전체 변액저축보험(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31억7,000억 원 가운데 11억 원을 판매해 시장점유율 35%를 달성했다. 특히 지난 9월 말 방카슈랑스 변액저축 보험판매를 시작한 뒤 약 2개월 만에 이룬 업적이라 그 의미가 크다는 평가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역마진 우려로 저축성보험보다는 보장성이나 변액보험 상품을 확대하는 사이 당장 판매에만 열을 올리다 보면 자칫 불완전판매로 이어져 소비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흥국생명은 상반기 변액보험 불완전판매비율도 1.29%로 업계 내에서 가장 높았다.

흥국생명 외에 ING생명(20%), DB생명(12.2%), 현대라이프(10%), ABL생명(6.4%), 삼성생명(0.41%) 등 5개 업체가 전분기보다 민원이 증가했다.

▶DGB생명, 민원 41.8% 급감…그래도 여전한 민원왕

업체 별로 살펴보면 DGB생명이 변액보험 보유계약 10만 건당 민원 건수가 158.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3분기 71.17건의 민원을 받아 2위를 차지한 현대라이프보다도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다만 앞서 1,2분기 200건 이상을 보이던 수치보다 40%이상 급감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다.

생보사 가운데 3분기 변액보험 민원 건수가 두 번째로 많은 업체 자리는 71.17건을 기록한 현대라이프가 차지했다.

2분기 변액보험 민원환산 건수가 세 번 째로 많았던 KDB생명과 네 번째로 많았던 AIA생명은 3분기에는 서로 순위가 바뀌었다. KDB생명은 전분기 40.4건에서 30.1건으로 33.7%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이밖에 ING생명(18.90건), 동양생명(18.16건), 흥국생명(16.5건), 라이나생명(15.93건) 순으로 민원이 많았다.

국내 빅3업체로 불리는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3개 업체 가운데서는 삼성생명이 14.67건으로 가장 많은 변액보험 관련 민원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삼성생명은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분기에 비해 변액보험 민원이 증가세를 보였다.

교보생명은 13.84건으로 삼성생명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으며, 한화생명이 10.90건으로 세 업체 중 가장 민원이 적었다.

신한생명은 올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변액보험 민원 건수가 4.83건으로 가장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여전히 보험업계 불완전판매가 만연한 가운데 변액보험 불완전판매 민원이 가장 많은 부분은 차지하고 있다”며 “설계사들이 고객들에게 변액보험 상품을 판매할 때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과 보험사에서 일정부분을 사업비로 떼간다는 점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