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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외교천재 고려 그리고 대한민국
[칼럼] 외교천재 고려 그리고 대한민국
  • 이용석 기자
  • 승인 2018.08.03 1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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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치열하다가, 오늘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훈훈한 기운이 감돈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요즘이다.

최근 ‘고려’에 대한 교양프로그램 두 편을 연달아 보게 됐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상황이 그렇듯 고려의 상황도 녹록치 않았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외세의 힘으로부터 자유로울 틈이 없었고, 시대를 막론하고 저마다 생존을 위한 전략은 필수불가결한 것이었다.

그런데 교양프로그램을 통해 알게된 고려의 외교술은 그야말로 빛이 났다. 해당 회차 제목처럼 그야말로 ‘외교천재’였다.

10세기 중반, 동아시아에서는 중원 북쪽에서 거란이 발해를 무너트리는 등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 사이 중국 중원에서는 당나라 말기 혼란을 수습하고 융성한 문화를 바탕으로 송이 건국했다.

고려는 발해를 무너뜨린 거란을 멀리하고, 송과 교류했다.

거란은 중원으로 진출하고자 했는데, 송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고려는 눈엣가시였다. 거란은 대군을 이끌고 고려를 위협해 왔다.

송을 사대하며 의리를 지키자니 거란의 힘은 막강했고, 오랑캐로 여겼던 거란과의 국교는 곧 송에 대한 배신이었다.

이 때 고려 성종은 서희를 보내 거란과 담판을 짓게 했다.

서희는 “거란과 고려 사이에 여진이 있어 교역이 쉽지 않다, 이를 물리쳐주면 국교를 맺겠다”고 처들어온 적에게 요구했다. 거란은 송을 정벌하는데 고려라는 후환을 없앨 이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거란은 고려에 강동 6주를 내어주고, 국교를 맺으며 군사도 물리었다.

고려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남은 것은 송.

애초에 군사력의 여유가 없었던 송에게 고려는 거란의 위협을 알리고 원군을 요청했다. 송은 당연히 거절할 수밖에 없었고, 고려는 스스로의 결정이 아닌 송에 의해 사대관계를 깨도록 만들었다.

송을 버리고 거란과 손을 잡았지만 명분을 만들어 결코 고려가 송을 배신하는 그림을 만들지 않은 것.

고려는 외세의 침입에서 국토를 지키고, 오히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강동 6주를 되찾았다. 그러면서도 동아시아의 질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현재 대한민국은 고려와 마찬가지로 주변에 강대국들이 즐비하다. 특히 북한 문제까지 얽히며 한반도는 군사적, 경제적 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

당장 한국이 미국과 군사적으로 긴밀하게 협력하는데 대해 중국은 직접 불만을 표시하는가 하면 공식적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목적이 명확했던 이른바 '사드 보복'으로 경제적인 압박을 펼쳤다.

그 결과로 국내 유통, 화장품, 배터리, 여행 등 업계는 큰 타격을 입고 여전히 힘겨운 모습이다.

또 최근 글로벌 무역 전쟁이 시작되면서 미국이 관세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릴 때면 우리나라 철강, 자동차 업계는 크게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고려와 같은 외교술이 필요하다. 유연하면서도 열려 있고, 기민하면서도 담대한 외교가 필요한 시기다.

수많은 외세의 침략에도 지켜 온 한반도다.

어떤 나라도 타국을 위해 희생해 줄 나라는 없기에 결국 우리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

어느 때보다 긴박하고, 중요한 시기이니만큼 안에서 분열하기 보다 위기를 헤쳐나갈 지혜를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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