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타투, 예술과 불법 사이⑤

[컨슈머치 = 송수연 김은주 박지현 기자] 영원히 가지고 갈 신념이나 의미 있는 그림을 타투로 남기는 사람이 많다. 자신만의 개성을 타투로 표현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타투는 이제 더 이상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닌 우리 모두가 시도할 수 있는 영역으로 들어왔다.

최근 “나도 타투 해볼까”하는 이들이 많아진 듯하다. 말로만 듣던 타투를 하려니 얼마나 아픈지, 어디서 받아야 하는지, 비용은 얼마나 들지 궁금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웬만한 정보는 찾아볼 수 있지만 그 정보를 믿어도 될지 의심스럽다. 만약 타투 시술을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이 글을 정독하길 바란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Q.가격 책정 기준은?

가격은 시간에 따라 책정된다.

업력이 쌓인 타투이스트는 장르나 타투 크기, 디테일, 디자인 등에 따라 소요되는 시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가격을 책정한다.

또 업계에서의 경력이 쌓일수록, 인지도가 높을수록 가격은 더 올라갈 수 있다.

Q. 어디가 가장 아픈가요?

개인마다 아픈 정도가 다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조명신 전문의 타투이스트는 “옆구리, 갈비뼈, 특히 척추를 중심으로 한 부분이 아프다. 뼈가 바로 맞닿는 곳이 울림이 있어 아플 수 있지만 개인 마다 통증을 느끼는 곳은 차이가 있다” 조언했다.

타투이스트 주다스는 “성감대에 가까울수록 아프다. 그렇지만 이것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 개인마다 간지럼을 더 많이 부위가 있듯이 통감도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타투이스트 이안은 “이렇게 치면 아픈가요?”라며 기자의 팔뚝을 때리며 설명했다.

그는 “타투는 아프지 않다. 다만 데미지(damage)가 쌓이면 아프다”면서 “한 대 툭 치는 것은 별거 아니지만 같은 방식으로 수천 번, 수만 번 터치(touch)한다면 아플 수밖에 없다. 타투도 마찬가지다. 데미지가 쌓이면 아프다”고 말했다.

Q. 타투를 받다가 도망간 사람도 있나요?

“중간에 포기하고 가는 경우가 꽤 있다” 라고 전문가들로부터 중복된 답이 돌아왔다.

대부분 작업량이 많은 큰 타투나 디테일을 요하는 타투를 무리하게 한 번에 다 받으려고 하면 피부에 데미지가 쌓여 더 이상 시술하기 어렵다.

작업량을 충분히 나눠 진행해도 되기 때문에 타투의 크기가 클수록 타투를 나눠서 하는 것을 추천한다.

심지어 트라우마로 남아 도안대로 작업을 끝내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Q. 영화에서 보면 시술할 때 피가 많이 나던데, 피는 얼마나 나나요? 인터넷에서는 당연히 나는 것처럼 말하던데 믿어도 될까요.

“시술할 때는 피가 나지 말아야 한다”

이는 타투이스트의 의견이다.

타투이스트 이안, 주다스는 피가 나는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피가 나는 원인은 두 가지다. 진피층 이상까지 바늘이 들어가거나 피부에 데미지가 많이 쌓였을 때다"

피부는 표피, 진피, 피하조직으로 나뉘고 표피는 5개 층으로, 진피는 2개 층으로 나뉜다.

타투의 경우는 표피에 바늘 등의 도구로 상처를 내고 진피층에 색을 주입하는 행위다. 표피에만 색을 주입하면 표피의 흠집이 아물며 생긴 딱지가 떨어져 잉크가 같이 떨어지게 된다. 때문에 진피층까지 바늘을 넣게 된다. 하지만 진피층 이상 바늘이 들어가면 피가 나게 된다고.

반대로 전문의 타투이스트는 “피가 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출혈에 대해 반응하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다”고 설명한다. 무심결에 둔탁한 물건에 부딪혔을 때 멍이 드는 사람이 있고 안 드는 사람이 있듯 시술 과정에서 출혈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이 전문의는 “또 시술자가 너무 거친 바늘로 시술할 때 피가 날 수 있는데 이는 시술자의 책임이다. 바늘이 휘어있는 상태에서 피부를 막 뜯는 데 피가 안날 수 없다. 그러니 시술자로 인한 출혈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픽사베이.

Q. 요즘 사람들이 선호하는 타투 스타일은?

주다스는 최근 트렌드를 ‘블랙워크’라고 말했다. 패션에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는 장르다.

이안은 받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여자들의 경우는 선이 깔끔한 미니 타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Q. 사람들이 선호하는 부위가 있다면?

예전에는 팔목이나 뒷목, 흉부 등에 집중돼 있었는데 최근에는 특이한 부위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타투이스트들은 “사람들이 잘 안하는 위치를 찾는 손님이 많아졌다”고 말한다.

Q. 나이나 신체 변화에 따라 타투 모양이 틀어지거나 변하기도 하나요? 예를 들면 피부 노화로 인한 살 처짐이나 심각한 체중 변화.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기는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타투이스트 이안은 “얼마나 살을 찌우고 근육을 불릴지는 몰라도 시술 당시에 피부에 텐션을 주고 작업을 하기 때문에 사실 체중이나 근육량이 가져다주는 디자인 변화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굳이 수치로 얘기하자면 17kg가 빠지거나 쪄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타투이스트 주다스는 “2~3개월 단기간으로 보면 20~30kg, 반년 이상인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60kg 이상의 체중 변화가 없으면 모양이 망가지거나 하는 경우는 없다. 타투라는 것 자체가 그런 것들을 고려해서 작업하고 있기 때문에 모양이 틀어지는 부분은 없다”고 전했다.

전문의 타투이스트도 “체중이 왔다 갔다 한다고 해서 디자인이 변하지 않는다. 갑자기 호랑이가 고양이가 되는 일은 없지만 살이 찌면서 작업한 부위가 흐려질 순 있다”고 했다.

Q. 시간이 지나면 타투가 흐려지기도 하나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략 20~30년은 눈에 띄는 변색이 있을 수 없다고 한다. 다만 저렴한 중국제 잉크를 사용해서 시술 한다면 빠르게 변색될 수 있다.

Q. 타투의 성수기, 비수기가 있나요?

“있다”는 게 공통적인 답변이다.

대체로 노출의 계절인 여름 전에 가장 많이 시술 받기를 원한다.

Q. 시술을 받은 다음 날은 술 먹으면 ‘절대’ 안 되나요?

철저한 관리를 위해서 안 먹으면 가장 좋지만 절대 안 되는 것도 아니다.

타투이스트 이안 “우리 누구나 종이에 베이는 등 크고 작은 상처를 입어 본 경험이 있다. 작은 상처에는 별 다른 생각 없이 술을 마시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종이에 베여 피가 나도 술을 먹듯, 타투도 그저 상처일 뿐, 술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만 피부가 받은 스트레스에 따라 다를 순 있다”고 강조했다.

타투이스트 주다스 “술은 시술 받기 전에 먹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시술을 받는 당일 날의 피부 컨디션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술은 피부 스태미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시술이 잡힌 전날은 술은 안 먹는 게 좋다. 일주일 전부터 잠 푹 자고 술 조심하면 더 베스트”라고 제언했다.

조명신 전문의 타투이스트도 “타투 받고도 술 먹으러 갈 수 있다! 시술이 똑바로 됐으면 아무 문제없다”라고 시원하게 답했다.

Q. 잘못 알려진 관리법은?

흔히 알고 있는 관리법들 중 와전된 것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물로만 샤워’라든지, ‘시술 후 술 금지’ 등의 방법으로 관리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한다. 바셀린의 경우도 꼭 발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피부에 수건 등으로 심하게 자극만 주는 상황이 아니라고 하면 타투를 받은 당일도 샤워를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바셀린은 수분을 공급하는 등 피부를 관리하는 데 좋지만 통풍을 방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피부에 상처를 낸 타투 위에 지나치게 두껍게 바르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오히려 전문의 타투이스트는 “제대로 된 시술을 받았다면 관리는 거의 필요 없다”고 말한다. 건조함을 방지하기 위해 얇게 바셀린을 바르거나 타투 전용 연고인 비판텐을 바르는 것이 관리의 전부라고 말한다.

다만, 수영장이나 사우나 등 장시간 물에 들어가는 것은 자제해야 하고 장시간 햇빛 노출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또 타투는 피부에 상처를 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통풍이 잘 돼야 피부 컨디션 회복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타투 시술을 받은 후 자연스럽게 생기는 딱지로 인한 가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긁는 것은 절대 조심하는 게 좋다. 딱지가 떨어지면서 잉크도 같이 탈락될 수 있기 때문이다.

Q. 이런 타투이스트에게 가지마라

전문의 타투이스트 “직업윤리관이 바른 타투이스트를 만나는 게 중요하다. 내 몸이 아닌 상대방의 몸을 자신의 몸처럼 생각해야 한다. 예술성도 중요하지만 예술 위에 사람의 생명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위생적이며, 안전하게 시술 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주다스는 “화풍은 둘째 치고 첫 번째로 위생 지식이 얼마나 해박하고 피부 데미지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알아 볼 것, 그리고 포트폴리오를 보고 가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그리고 “이를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전에 미리 숍을 방문해 상담 받는 것이다. 이때 위생에 대한 부분도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고 작품도 실제로 볼 수 있다. 부득이하게 SNS 등을 통해 찾아야 할 경우 작업한 사진을 유심히 살펴보고 보정을 했는지, 받은 사람의 피부 상태는 어떤지 꼭 체크할 것”이라고 안내했다.

이안은 “자신이 할 수 없는 작업이나 미성년자의 작업 요청도 돈이면 다 된다는 식의 작업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Q. 타투 “할까, 말까” 하는 초심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이안은 “지울 생각이라면 하지 마라”며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말한다.

그는 “내 몸에 30~40년 이상을 가지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 유행에 따른 충동적 디자인을 설계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또 향후 직장을 고려해 신중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주다스는 “하고 싶으면 하라”면서도 “다만, 아직 직업을 갖지 못한 경우라면 직업군에 따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경험상 타투를 하고 후회한 사람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전문의 타투이스트는 “왜 이걸 영원히 남겨야 하는 지 신중해야 하고, 본인이 원하는 부위에 원하는 도안으로 시술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하려고 마음먹었을 때는 무조건 타투 숍에서 사용하는 잉크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감염 등의 다양한 부작용은 잉크와 잉크 관리에서 비롯될 수 있기 때문에 타투 숍의 잉크 관리와 검증 여부가 중요하다”면서 “정부로부터 자가인증번호를 획득한 잉크인지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첨언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