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KB국민은행 총파업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협상을 계속하고 있는 노사 간 긴장감이 팽팽하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중부지점 등에는 오는 8일 국민은행 총파업을 알리는 대고객 안내문이 붙었다.

노사 양측은 파업 전까지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한다는 입장이지만 지난 주말 내내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KB국민은행 노조는 ▲신입행원 페이밴드 폐지 ▲기간제근로자 정규직 전환 ▲계약직 근무경력 인정 ▲임금피크제 진입시점 연장 등을 놓고 사측과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오는 8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오늘 중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저녁 서울에 집결해 전야제를 연 뒤 내일 하루 총파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파업 시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거래를 정상 운영되지만 영업점 방문 고객들에게는 커다란 불편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노조 파업에 대응하는 KB국민은행의 입장도 강경하다.

KB국민은행 전 경영진은 8일 예정된 파업으로 인해 영업이 정상적으로 수행되지 못할 경우 사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지난 4일 오후 허인 은행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했다.

KB국민은행 전 경영진은 고객의 실망과 외면,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노조가 파업의 명분이 될 수 없는 과도한 요구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상식과 원칙을 훼손해가면서까지 노조의 반복적인 관행과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또한 KB국민은해은 8일 예고된 총파업 이전에 임금∙단체협약을 타결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만약 노사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파업이 진행될 경우를 대비해서는 고객 불편이 최소화되는 방향으로 대고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지난 2일부터 휴일인 6일까지 매일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지속해 오고 있으며, 임단협 타결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총파업 하루를 앞둔 7일 오전에도 대표자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총파업 상황에 대비한 컨틴전시플랜 수립 및 종합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파업이 진행되더라도 전 영업점을 정상 운영할 계획이며, 일부 영업점의 정상 운영이 어려울 경우에는 지역별로 거점점포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경영진들이 총파업에 이르게 된 점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다”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데 있어서는 노사의 뜻이 다르진 않다.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끝까지 노조와 대화를 지속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KB를 아껴주시고 사랑해주는 고객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 고객 불편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 파업이 진행된다 해도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대부분의 금융서비스를 모바일이나 인터넷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또한, 전국의 ATM기 역시 정상적으로 운영해 오프라인 채널의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허인 KB국민은행장은 7일 오후 3시 노조 총파업과 관련해 사내방송을 통해 전 직원에게 담화문을 발표했다.

담화문을 통해 허인 국민은행장은 "이렇게 총파업 하루 전인 오늘, 누구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여러분 앞에 서게 돼 매우 가슴이 아프다"며 "지금의 이 갈등이 대화가 아닌, 파업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통해서 풀어야만 하는 문제인가에 대해서는 강하게 그건 아니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허 은행장은 이어 "우리 스스로 파업이라는 ‘파국의 길’을 걷는 것 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간절함으로 대화의 불씨를 이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며 "지금 이순간에도, 그러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하 허인 KB국민은행장 담화문 전문

사랑하는 직원 여러분, 은행장 허 인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지난 2018년 한해 동안 최선을 다해 함께 노력해주신 여러분의 헌신과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총파업 하루 전인 오늘, 저는 누구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여러분 앞에 서게 되어 매우 가슴이 아픕니다.

수많은 안타까운 목소리들을 저 또한 KB국민은행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듣고 또 들었습니다.

혹시나 극적인 타결 소식이 있지는 않을까 마음 졸이셨을 여러분의 얼굴이 떠오를 때면, 은행장으로서 누구보다 더한 좌절감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지금의 이 갈등이 대화가 아닌, 파업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통해서 풀어야만 하는 문제인가에 대해서는 강하게 그건 아니라고 믿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바램을 잘 알고 있기에 은행은 최선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대화’에 만전을 기해왔습니다.

우리 스스로 파업이라는 ‘파국의 길’을 걷는 것 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간절함으로 대화의 불씨를 이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그것만이 우리가 모시는 고객을 위한 길이면서 직원 여러분을 지킬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그러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KB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를 빌려 은행의 입장을 다시 한번 간략히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은행은 기존 P/S방식이 아닌 ‘타행 사례를 고려한 합리적인 수준’의 보로금 지급을 이미 지난 12월에 제안한 바 있습니다.

이후에도 더 나은 방안을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페이밴드 논의 시작 및 임금피크 진입시기 일치와 함께 최종적으로 보로금에 시간외수당을 더한 300%를 제안하였습니다.

둘째, 페이밴드는 노동조합과 앞으로 시간을 두고 논의해 나갈 것입니다. 다만, 페이밴드가 직원의 급여를 줄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페이밴드 확대를 제안했던 이유는 그 동안 여러분들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신 ‘소홀한 업무태도’로 동료 직원의 근로의욕까지 꺾고 있는’ 일부 극소수의 분들을 염두에 둔 ‘최소한의 조치’입니다.

대다수의 직원 여러분들은 전혀 걱정하실 필요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명확히 강조 드립니다.

셋째, L0직원 분들의 대우 개선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논의를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은행은 L0직원의 승격 인원, 승격 비율, 승격 기준 등에서 꾸준히 개선해 왔고, 근무경력 인정 범위도 36개월에서 최대 60개월까지 확대한 바 있습니다.

은행은 이러한 관심과 노력을 향후에도 지속해 나갈 것임을 약속 드립니다.      

마지막은 임금피크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 KB는 임금피크 대상 직원 수가 경쟁은행보다 월등히 높은 상황입니다.

또한 부점장과 팀원/팀장급 직원의 임금피크 진입 시기 불일치로 일어나는 조직 내의 갈등은 우려할 수준입니다.  

따라서 임금피크 제도의 합리적인 개선은 고령화 시대와 곧 다가올 정년연장에 대비하는 등 KB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랑하는 KB가족 여러분, 지금 우리는 내부의 ‘반목과 갈등’으로 날로 거세지는 고객님의 질타와 싸늘해져만 가는 여론의 시선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의 ‘일터’를 저버리고 소홀히 한다면 고객의 실망과 그에 따른 사회적 파장은 상상 이상의 고통으로 우리에게 되돌아 올 것입니다.

파업으로 인해 우리의 고객이 경쟁은행의 품으로 돌아서게 된다면, 이번 파업이 진정 우리 모두를 위한 유일한 길이었다고 자신할 수 있겠습니까?   

KB의 역사에는 노사간의 대화와 신뢰로 이루어낸 수 많은 성공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후배들에게 물려줘야 할 ‘자랑스러운 일터’를 훼손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게 해서는 안됩니다.

사랑하는 KB 가족 여러분, 고객님을 실망시키고, 다시 찾은 1등 은행의 자부심을

우리 스스로 실추시키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진정으로 은행과 직원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과연 누구일까요?       

KB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는 노와 사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한 배를 탄 공동 운명체이기 때문입니다.

대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용기와 결단만이지금의 혼란 속에서 KB를 지키고, 우리의 소중한 일터를 바로 세울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지혜로운 선택을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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