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수원사옥(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수원사옥(출처=삼성전자)

[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이재용 부회장이 일본에서 귀국한 다음날인 지난 13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주요 사장단과 긴급회의를 가졌다.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와 관련해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인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3일 오후 수도권의 한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및 삼성디스플레이 경영진을 긴급 소집해 회의를 가졌다.

회의엔 이 부회장 외에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진교영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일본에 머무르며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업체 관계자 및 일본 현지 대형 금융업체들과 잇따라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 해법을 모색했다.

이날 회의는 일본 출장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의 수급 현황, 일본의 수출 규제가 전체 사업에 미치는 영향, 대응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 이 부회장은 사장단에 “당장 급한 반도체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TV·스마트폰까지 포함한 비상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수출 규제 확대로 반도체 외에 스마트폰, TV 등 주력 제품 생산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세우도록 당부한 것이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오는 8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크다.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서 수출 규제 품목이 확대되면 스마트폰, TV 등의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 부품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이 경우 삼성전자 DS(부품·반도체)부문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정보기술&모바일), CE(소비자가전)부문까지 일본 수출 규제의 사정권에 들어간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더 큰 더 큰 위기가 생겨 다른 사업부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이다.

또 이 부회장은 “반도체 핵심 소재 거래처 다변화와 국내 소재산업 육성에도 적극 나서달라”며 “일본에서 공급받던 소재의 조달처를 러시아와 대만‧중국 등으로 다변화하고, 러시아 불화수소 품질도 평가해보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 부회장이 사장단에 주문한 내용을 두고 업계는 일본 출장을 통해 일본 현지의 심각한 분위기를 직접 느낀 이 부회장이 현 상황을 ‘최악의 위기’로 판단하고 대응책 모색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한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통해 삼성전자가 당장 필요한 플루오린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의 물량을 확보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일본 출장에서 직접 소재 공급과 관련해 해결된 건 없다”며 “삼성전자의 해당 부문에서 수소문해 다소 숨통이 트일 정도의 물량을 구한 건 맞지만 그것도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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