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그랜저를 밀어내고 기아자동차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준대형 세단 ‘K7 프리미어’에서 엔진 꺼짐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K7프리미어는 지난 6월 12일부터 영업일 기준 10일간 총 1만대의 계약이 성사됐다. 또 첫날에만 2500대의 사전계약이 맺어질 만큼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차량이다.

특히 지난 7월의 경우 K7은 구형과 신형이 합세해 총 8173대가 판매됐다. 이는 국산 준대형 세단의 최강자인 현대차 ‘그랜저’의 6135대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K7 프리미어 단독 판매량만 봐도 그랜저는 가뿐히 뛰어넘었다. 지난달 K7 프리미어는 총 6433대가 판매됐다.

문제는 K7 프리미어 동호회 등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엔진 꺼짐 현상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래는 커뮤니티에 소개된 결함 사례다.

# K7 프리미어 2.5 모델의 차주인 소비자 A씨는 걱정이 많다. 차량을 인수한지 보름밖에 안됐지만 시동을 걸 때 시동이 정상적으로 걸리지 않는 문제가 7~8번 발생했기 때문이다.

A씨는 기아차 서비스센터인 오토큐에 차량을 맡겼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없었다. 서비스센터 측에서 A씨와 같은 결함 사례가 전무해 적절한 해결방법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A씨는 오토큐에서 K7 프리미어 프로그램 리셋 조치만 받았다.

전술한 A씨의 사례 외에도 오토홀드가 적용된 상황에서 정차된 차량이 툭툭 튀는 현상, 파노라마 선루프에서 노이즈가 발생하는 현상, 심지어는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현상까지 각종 결함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7 프리미어(사진=기아자동차)
K7 프리미어(사진=기아자동차)

주목할 점은 엔진과 관련된 결함이 발생하는 차량이 'K7 프리미어 2.5 모델'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K7 프리미어는 ▲2.5 GDi 엔진과 ▲3.0 GDi 등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가솔린 모델과 ▲2.2 E-VGT 디젤 엔진이 탑재된 디젤 엔진 모델, ▲3.0 LPi 엔진이 탑재된 LPG 모델로 트림이 나뉘어 있다.

이중 2.5 GDi 모델에는 내연 기관의 전혀 다른 연소 방식인 MPi(Multi-Point Injection), GDi(Gasoline Direct Injection)의 장점을 듀얼 포트 인젝터로 동시에 발휘되도록 만든 스마트 스트림 G 2.5 GDi 엔진이 탑재돼 있다.

K7 프리미어에 탑재된 스마트 스트림 G 2.5 GDi는 저회전 영역에서는 포트 분사 방식인 MPi, 고회전 영역에서는 직분사 방식인 GDi로 엔진을 회전시키고, 중속에서는 두 방식을 동시에 사용한다.

엔진의 회전수에 따라 최적의 연료 분사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내구성과 연소 효율성을 높이고 연비와 성능을 동시에 개선해 주는 장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그러나 성격이 전혀 다른 내연기관의 포트 분사 방식을 혼용한 만큼, 또 현대기아자동차에서 새롭게 선보인 엔진인 만큼 제작사에서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다양한 결함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스마트 스트림 G 2.5 GDi 엔진의 단점이다.

실제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엔진 결함 대부분은 스마트 스트림 G 2.5 GDi 엔진이 적용된 2.5 모델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가솔린 엔진 모델을 탑재한 3.0 GDi 모델에서는 보고된 엔진 결함이 없다. 

기아차에 따르면 3.0 GDi 모델에는 스마트 스트림 계열 엔진이 아닌 람다 개선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람다 엔진은 이미 수년 전에 개발된 엔진으로 다양한 차종을 통해 검증이 끝난 엔진이다. 적어도 안정성에 있어서는 스마트 스트림 엔진보다 뛰어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최근 논란인 K7 프리미어 엔진 결함의 원인으로 스마트 스트림 G 2.5 GDi 엔진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GDi와 MPi의 장점을 혼합했다는 것은 분명 대단한 일이지만 새로운 형태의 엔진인 만큼 알려지지 않은 문제점 역시 많을 수밖에 없을 것”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무조건 인젝터(연료 분사 노즐) 불량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엔진 시동 꺼짐 증상은 주로 인젝터에 문제가 있을 때 볼 수 있다“며 “회전수에 따라 연료 분사 방식을 바꾸는 엔진인 만큼 이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ECU의 오류나 제어 소프트웨어의 불안정함으로 인한 엔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동이 잘 걸리지 않거나, 연비가 떨어졌거나, 주행 중 출력이 낮아진 느낌이 든다면 차량 운행을 지양하고 지체 없이 사업소나 서비스센터로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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