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을 일컫는 '동학개미'에 이어 법인들도 주식투자를 늘리는 '동학법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증권이 지난 한 해 동안 자사의 법인 고객 3500여개사의 투자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0년 기준 법인의 주식 매수 금액이 2019년 대비 415.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법인의 전체 주식 매수 금액의 합계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서도 증시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2월까지의 월평균 주식 매수 금액이 2020년 월평균 주식 매수 규모 대비 63.5% 늘어나, 법인들의 주식매수 열기는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이다.

해외주식으로 투자대상을 압축할 경우 2019년 대비 2020년 기준 약 9배가 증가해 주식투자 확대가 더욱 두드러졌고 2021년에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식투자 규모 뿐 아니라 주식투자를 하는 법인의 수도 크게 늘었다.

출처=삼성증권
출처=삼성증권

2020년 주식을 매수한 법인의 수가 2019년 대비 2배 이상 (1002개 → 2097개) 증가해 법인의 주식투자 저변도 크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른바 '동학법인'이 늘고 있는 이유로는 규제부담이 커진 '부동산', 절대금리수준이 크게 낮아진 '확정금리상품'의 매력이 낮아진 상황에서 대안이 절실한 상황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자동차 부품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한 CEO는 "코로나19로 지난 해 영업 이익이 급격히 감소해, 이익 감소 분을 충당하고자 금융자산의 수익성을 높여 운용해야만 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저금리 상품을 주식 등 기대 수익률이 높은 주식자산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컨설팅해 준 삼성증권 전문가들의 자문을 적극 수용해, 지난 한 해, 기대이상의 금융소득을 거뒀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한상훈 영업솔루션담당은 "과거 금리형 자산에 치중됐던 법인의 운용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데에는 높아진 주식 시장의 매력이 크게 작용했다"며 "향후 백신보급이 늘고 경제회복이 가시화 되면 기업들의 본격적인 실적개선이 이어지며 안정적인 주식 투자를 원하는 법인들로서는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더욱 늘어나 투자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 법인 고객들이 2020년부터 2021년 2월까지 투자한 국내주식 종목을 분석한 결과 대형 우량주, 배당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 고객들의 국내 주식 매수 상위 종목의 대부분은 유가증권 시장 시가총액 상위에 이름을 올린 종목들로, 2020년부터 2월말까지 법인고객이 매매한 국내 주식 상위 10개 종목(ETF 제외)은 삼성전자, LG화학,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이었다.

이들 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경우 2020년 평균 주가 상승률은 75.7%를 기록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30.8%)의 2배를 넘어섰다.

또, 위의 종목들의 경우 전체 시장(유가증권시장·코스닥)에 상장된 종목의 평균 배당 성향(2020년 연간 기준)을 10%p 이상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 법인 고객의 경우 안정적인 대형 우량주이면서 매년 일정한 캐시플로우도 확보되는 고배당성향의 종목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법인들의 해외주식 투자 패턴을 살펴본 결과, 대형우량주 위주인 국내 주식 투자 패턴과는 달리 매수 상위 10개종목에 작년 한해 국내투자자의 해외주식 매수 상위 50위에 들지 않은 종목이 4개나 포함돼 있었다.

이는 법인의 경우 자신이 영위하고 있는 산업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성장성 높은 글로벌 종목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전자 부품 제조업체인 A사는 부품값 상승에 따른 2021년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전망해, 관련된 산업 섹터가 크게 성장할 것을 기대하며 해외 IT 업종에 분산 투자해 투자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이처럼 높아진 법인의 주식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해당 PB와 함께 본사의 리서치와 상품부서들이 함께 법인별 맞춤형 주식 컨설팅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의 'ESG 연구소'를 통해 글로벌 화두인 ESG 경영에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ESG 컨설팅' 서비스를 지난 2월부터 시행하면서 현재까지 50여개 이상의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삼성증권 채널영업부문장 사재훈 부사장은 "단순 금리형 상품을 넘어 주식 등으로 운용 자산과 투자패턴이 다변화 된다는 것은 투자대상 선별과 사후관리, 관련 세제 등 법인고객이 원하는 관련 서비스도 복잡하고 다양해짐을 의미한다"면서 "리서치, 상품개발 등 지원부문 전문가의 역량과 다년간 진행한 자산관리 경험을 토대로 법인 고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컨슈머치 = 임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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