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하자를 인지하고도 소극적으로 일관하던 LG전자가 결국 한국소비자원과 함께 대응에 나섰다.

21일 한국소비자원은 LG전자의 LG휘센 제습기의 물통이 물리적 충격이 없는 상태에서 균열이 발생하는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LG전자는 균열이 발생한 물통 교체를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동일 사례가 재발할 우려가 있어 해당 제품 물통 전체에 대해 무상 교체 조치를 진행하기로 추가 협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LG전자가 하자를 인지한지 1년여가 지난 시점이라는 것, 한국소비자원에 의한 대응이라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컨슈머치는 지난달 ‘LG전자 휘센 제습기 '물통' 깨짐 하자…유상교체 소비자 나몰라라’라고 보도했다.

출처=한국소비자원
출처=한국소비자원

여름이 시작되면서 LG 휘센 가습기를 사용하는 소비자 가운데 물통 깨짐 사례가 다수 발생했고, 본지는 해당 문제에 대해 취재했다.

그 결과, LG전자는 2022년에 하자를 인지하고 그해 8월 이후 생산 제품의 물통 재질을 변경한 것으로 밝혀졌다.

본지는 하자 부품을 장착한 제품이 다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그에 대한 대응을 문의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예상과 달랐다.

지난 7월 취재 당시, LG전자는 물통 깨짐이 발생해 고객센터로 문의를 한 소비자에 한해 부품을 무상 교환한다고 답했다.

우선 LG전자는 2022년 8월 이전 가습기에 장착된 물통에 하자가 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하자를 인지하고 재질을 교체한 지 1년여가 지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실을 알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 때문에 물통이 깨져도, 제품 하자가 아닌 스스로의 관리 부실이 원인이라고 오해했을 소비자들도 다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깨진 물통에서 물이 새지 않도록 비닐봉지를 덮어씌워 사용하던 소비자가 있었다.

또한, 고객센터 문의 없이 물통을 유상으로 구입해 교체한 소비자들에 대한 보상 방안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당시 LG전자는 해당 물통에 대해 공식적인 리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일부 제품에 한해 발생한 문제이며, 재질을 교체한 뒤에는 문제가 없다는 이유였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2020년 1월부터 2022년 7월까지 LG전자가 생산한 휘센 제습기 DQ202PBBC 등 14개 모델 31만7258대에 대해 물통 무상교체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교체는 택배발송 또는 방문교체로 이뤄지며, 균열·파손 등으로 물통을 추가 구매하거나 유상 교체한 경우 물통 구입가 환급 예정이다.

조치대상 제품과 조치방법에 대한 상세정보는 한국소비자원 누리집 및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제품을 보유한 소비자는 LG전자 고객센터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물통 교체를 신청하면 된다.

[컨슈머치 = 전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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