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에서 발생한 누수로 아래층에 피해가 발생한 경우, 임차인과 집주인 중 누구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을까.
아파트 윗층에서 발생한 누수로 아래층 A씨의 가구에 곰팡이 피해가 발생했다.
문제의 세대에는 집주인이 아닌 임차인이 거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A씨가 곰팡이 피해에 대해 윗층 임차인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자, 임차인은 누수 원인이 바닥에 매설된 수도배관의 이상에 있으며, 이를 인지한 즉시 집주인에게 수리를 요청했음에도 조치가 지연돼 손해가 발생했으니 자신에게는 배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공작물의 점유자와 소유자의 책임에 대해 「민법」 제758조 제1항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 하자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원칙적으로 공작물의 점유자가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되, 점유자가 손해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다했다면 그 책임은 소유자에게 귀속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법」 제623조는 임대차계약에 있어서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존속 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임대인의 수선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판례는 목적물에 파손이나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임차인이 별다른 비용이나 어려움 없이 손쉽게 수리할 수 있는 정도의 사소한 하자라면 임대인의 수선의무가 인정되지 않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임차인이 계약 목적에 따른 사용·수익이 곤란해질 정도라면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했다.
하급심 판례 역시 공작물의 설치·보존상 하자로 인한 손해에 대해, 1차적 책임자인 점유자가 손해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다한 경우에는 소유자만이 책임을 진다고 봤다. 특히 바닥에 매설된 수도배관의 이상으로 발생한 누수는 하자 부위와 정도에 비춰 임차인이 별도의 비용 없이 쉽게 수리할 수 있는 사소한 하자로 보기 어렵고, 임대차계약상 임대인이 부담해야 할 수선의무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임차인이 누수 사실을 인지한 즉시 임대인에게 수리를 요청했고, 바닥 내부의 숨은 하자로 인한 손해를 임차인이 사전에 예견하거나 방지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임차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따라 A씨는 윗층 임차인이 아닌 집주인을 상대로, 누수로 인해 가구에 발생한 곰팡이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타당하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