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경우, 여명기간을 전제로 가해자와 손해배상 합의를 했더라도 이후 예상보다 장기간 생존하게 된 때에는 추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소비자 A씨는 교통사고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감정 결과 여명기간이 약 5년으로 산정되자 이를 기준으로 가해자와 손해배상 합의가 이뤄졌다.
5년이 지난 시점에도 A씨는 생존을 이어갔고 추가 감정 결과 기존 예측과 달리 향후 약 20년 이상 더 생존할 가능성이 있으며 정신적 장애로 인해 지속적인 간호(개호)가 필요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추가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공단은 이와 관련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합의는 원칙적으로 당사자 간 분쟁을 종결시키는 효력을 갖는 화해계약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즉, 합의가 성립하면 당사자 일방이 양보한 권리는 소멸하고, 합의 내용에 따라 권리관계가 확정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판례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합의 당시 손해의 범위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후 발생한 손해가 당시 기준으로 전혀 예상할 수 없었고 사회통념상 합의금으로는 포섭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대한 경우라면, 해당 손해까지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후발손해가 합의 당시 예측 불가능한 범위에서 중대하게 발생한 경우에는 추가 손해배상이 가능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또한 손해 및 가해자를 안 시점 기준으로 소멸시효가 진행되지만, 이후 새롭게 발생하거나 확대된 손해에 대해서는 그 사실이 확인된 시점부터 시효가 진행된다고 보고 있다.
공단은 이 같은 법리에 비춰 A씨 사례처럼 예측보다 훨씬 장기간 생존하면서 일실수입 손해가 추가로 발생하고 개호비 부담이 늘어난 경우, 이는 합의 당시 예상 범위를 벗어난 ‘후발 손해’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컨슈머치 = 고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