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카 축제 개최, 갤로퍼 리스토어 붐 등…올드카 관심 증폭

[소비자고발신문 = 이용석 기자] 최근 자동차에 장착되는 첨단 장비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고, 이제는 운전자의 조작 없이도 알아서 척척 해내는 똑똑한 자동차의 새로운 기능에 소비자들의 운전패턴은 하루가 다르게 간소화 되고 편리해 지고 있다.

이와는 다르게 옛 차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 자동차 리스토어를 통해서 과거에 거리를 활보하던 그 모습 그대로 재현해 내고 있다. 리스토어(Restore)란 ‘복원, 복구하다’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자동차 리스토어는 과거의 모델을 색상부터 부품까지 출고 당시의 그 모습 그대로 복원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 싹 트는 클래식카에 대한 관심

유수한 자동차 산업의 역사를 가진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 리스토어는 이미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자동차 업체를 중심으로 기념비적인 업적을 남긴 모델 혹은 소수의 차량만 출고된 희귀한 모델을 재탄생시켜 브랜드의 역사와 전통성을 되새긴다.

일본의 도요타와 닛산은 업체 자체적으로 리스토어팀을 구성해 매년 리스토어 차량을 발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화재에서 운영하는 ‘삼성 교통 박물관’의 복원팀에서 올드카를 재현하고 있다.

   
▲ 1929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클래식카 전시회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를 비롯해 자동차 선진국에서는 클래식카에 대한 관심이 높다(출처=콩코르소 델레간차 홈페이지)

또한 해외에서는 클래식카 전시회 등도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1929년부터 시작된 세계 최고의 클래식카 전시회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Concorso d'Eleganza Villa d'Este)’는 매년 이탈리아에서 열리며, 전세계의 클래식카와 컨셉트카가 한 자리에 모인다.

지난 2013년에는 중고차 전문기업 SK엔카에서 ‘클래식카 페스티벌’을 열며 20여 대의 클래식카가 한자리에 모였다. 사전 온라인 투표, 현장 투표, 전문가 평가 점수를 통해 최고의 클래식카로 미쓰오카 ‘라세드’(1992년식)가 선정됐다.

▶ 90년대를 풍미한 SUV의 원조, 갤로퍼가 돌아오다.

최근 국내에서도 자동차 리스토어가 주목 받으면서 가장 관심이 많은 차량은 바로 갤로퍼다.

1991년 첫 출시된 갤로퍼는 현대정공(현대자동차의 전신)에서 일본 미쯔비시 자동차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파제로’를 바탕으로 제작된 자동차다. 사륜구동 시스템과 탄탄한 몸집에 특히 스페어타이어 캡에 그려진 야생마는 갤로퍼의 진면모를 보여주는 듯하다.

국내 SUV의 원조라 할 수 있는 갤로퍼는 올드카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반듯한 외관을 갖고 있다. 주로 곡선을 이용해 유려한 바디를 뽐내는 최근 트렌드에 비춰볼 때 갤로퍼의 반듯함은 클래식한 느낌을 물씬 느끼게 한다.

   
▲ 최근 갤로퍼 리스토어의 인기와 함께 방송인 배칠수 씨가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해 자신의 갤로퍼를 소개해 화제가 됐다(출처=tvN 방송화면 캡쳐)

30, 40대에게 갤로퍼는 더 특별하게 다가올 수 있다. 갤로퍼가 한창 전국을 누빌 90년대, 청소년이나 갓 청년이 된 이들에게 남성다운 갤로퍼는 로망의 차다.

원칙적인 리스토어는 차량 내부 부품은 물론이고, 차량 색상까지 출고 모델 그대로 재현하고, 만약 부품을 가공해야 한다면 당시와 같은 제조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대적인 감각으로 색을 바꾸고 엔진 스왑(올드카에 최신 차량의 엔진을 탑재)등을 통해 성능을 개선하고 단순히 관상용보다는 실제로 운행을 위한 리스토어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 이제는 역사를 만들 때!

튜닝 산업 활성화 발표와 맞물려 앞으로 자동차 리스토어도 더 많은 주목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 리스토어는 일반 튜닝과는 다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하겠다. 단순히 남들과 다른 개성을 갖춘 나만의 차를 만든다는 생각보다도 해당 모델에 대한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동차 선진국에 비해 짧은 역사지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올드카 ‘포니’부터 경차의 시초 ‘티코’ 등 우리나라 자동차 역사에서도 기념비적인 모델이 많다. 짧은 역사에 비해 세계 5위권의 자동차 생산량을 가진 우리나라도 이제는 브랜드 자체의 전통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

자동차 리스토어가 한 때의 유행으로 사그라지지 않고, 본연의 의미처럼 자동차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열정으로 성장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역사와 전통을 만들고 이어갈 수 있는 또 하나의 자동차 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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